김충재 대한주택건설협회장에 들어본‘ 위기의 주택업계’현주소
928만명이 부동산 관련산업에 생계의존 업계 이미 절반이상 부도직면 위기
파격적 금융지원등 8·28대책 불구 국회 후속입법 마련안돼 효과 제한적
5년임대땐 양도세면제·DTI규제폐지 규제완화 보완대책 추가마련 시급
양도세 중과폐지 등 4대 관련법 신속처리 해야 시장의 신뢰 확보
“주택시장을 살려야 서민경제가 돕니다. 마중물이 마련된 지금 후속 입법이 뒷받침돼야만 합니다.”
김충재(66ㆍ금강주택 회장)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의 열변(?)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정치권을 비롯해 관ㆍ산ㆍ학ㆍ연ㆍ언론 등을 대상으로 주택시장 정상화의 필요성을 목이 타도록 설명하는 데 하루 해가 짧을 정도다. 해외 사업에 투자해 놓고 1년 이상 가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지금 순간을 놓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3번째로 발표된 8ㆍ28 거래 정상화 및 전월세 대책의 탄력을 계기로 시장을 반드시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일념에서다. 자칫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이 되지 않을 경우 주택시장의 탄력은 떨어지고 재차 나락으로 침몰할 우려가 크다는 것. 국회에 가면 설명조차 제대로 듣지 않고 냉대하기 일쑤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라 경제 회복과 주택산업 붕괴를 막는다는 막중한 책임에 자존감을 묻는다고 밝혔다.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금은 여야가 정쟁을 접고 대승적인 타협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2년째 주택사업을 해온 김 회장을 만나 주택업계의 현황과 시장정상화의 문제점을 들어봤다.
-피부로 느끼는 주택건설업계 체감경기는 어떻습니까.
▶김 회장=주택경기는 밑바닥 서민경제입니다. 지독한 불황이죠. 건설업과 부동산ㆍ임대업 종사자 수는 232만명으로 4인가족 기준으로 환산하면 전 국민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928만명이 부동산 관련 산업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가구업, 이사업, 인테리어업, 도배업, 전기업, 설비업 등 서민층을 형성하는 자영업 종사자까지 더하면 부동산시장의 장기 침체는 서민경제의 기반 붕괴로까지 이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문제는 여전히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업계는 절반 이상이 이미 부도가 났거나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을 정도입니다. 선투자 비용이 매우 큰 주택산업 특성상 침체 지속은 부도 도미노로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금여력이 부족하고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업계는 더욱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상황입니다.
-3차에 걸친 새 정부의 부동산시장 정상화대책에 대한 평가는.
▶김 회장=4ㆍ1대책을 비롯해 8ㆍ28대책 등 3차례 발표된 정책대안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양도세 중과 폐지, 취득세 인하 등 현실적인 대안을 비롯해 모기지 등 획기적인 금융지원, 공급물량 축소 등 수급조절책에 이르기까지 거래 정상화 및 시장견인을 위한 전향적인 패키지종합대책이 나온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정부가 주택구매 욕구를 불러일으켜 전월세난을 해소하면서도 시장을 살려나가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봅니다. 일정 부분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국회에서 번번이 후속 입법이 마련되지 않아 제한적입니다. 예컨대 분양가 상한제는 수요층의 요구에 부합하는 주거공간 제공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2009년 이후 야당에 발목이 잡혀 5년째 폐지가 겉돌고 있습니다.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7만가구를 넘고 준공 후 악성 미분양이 2만6500가구에 달할 정도로 주택시장 회복이 지연되는 주된 이유입니다.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보완되어야 할 부분은.
▶김 회장=현안인 전세난은 집을 구매하고자 하는 실수요자들이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사라져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주택거래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시그널과 함께 주택 구매심리를 자극, 매매와 전월세시장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시급합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상한제 신축 운영,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 취득세 영구인하 등의 관련법 통과는 이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아울러 여유자금을 주택시장에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5년 임대 시 양도소득세 면제, 주택매입 시 DTI 규제폐지, 임대사업자 취득세ㆍ재산세 면제 등의 규제완화 보완대책이 추가로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투기 등 주택시장이 과열될 때 만든 규제를 전면 철폐하고 원점에서 주택의 질을 강화하기 위한 대안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과거에 사로잡혀서는 경제회복이나 주택의 질적 개선을 이뤄낼 수 없습니다.
-주택업계의 사업여건개선 노력도 필요하고 봅니다만.
▶김 회장=주택업계는 대한주택건설협회를 중심으로 시장정상화와 주택사업여건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주택매도 청구대상 토지의 착공시기 개선을 비롯해 ‘공동주택 일조권 규제완화, 지역주택조합 거주요건 확대, 보금자리주택 사업 축소 등의 많은 성과를 거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개선을 위한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 국회의 입법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업계는 생활 향상과 임대계층 증가에 따른 주택의 질적 개선과 기술개발, 원가절감 등의 노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를 수시로 방문, 협조를 구하고 국토부, 기획재정부 등에 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대표, 국토부 장관 등과 간담회를 잇달아 갖고, 핵심대책의 조속한 입법화를 거듭 요청한 바 있습니다. 각종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정책대안을 개발하고 국민적 이해도 아울러 적극 구하고 있습니다.
-주택산업의 방향 전환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김 회장=바야흐로 21세기는 품질경쟁시대입니다. 수요자 위주로 빠르게 변화하는 주택시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기업이미지를 구축하고 브랜드를 개발해 인지도를 높여야 합니다. 부단한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주택평면과 내부설비, 인테리어를 개발해 급변하는 주택수요자의 니즈(Needs)를 충족시켜야만 주택산업이 전문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건실한 중견 주택업체들을 중심으로 마케팅이나 주택단지, 평면설계 등에 있어 공격적인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시행업체와의 연대도 절대 필요합니다. 시행사의 노하우를 적극 수용, 효율적인 공급의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시행과 시공이 서로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재의 과도적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국회와 정부에 바람이 있다면.
▶김 회장=정부는 주택매매시장과 전월세시장이 시장의 수급원리에 따라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4ㆍ1부동산대책과 8ㆍ28전월세대책의 세부사항을 조속히 확정해야 합니다. 모처럼 매수세가 움직이는 만큼 분위기를 더욱 고양시킬 수 있도록 공유형 모기지 등 관련 조치를 이른 시일 내 실시해야 합니다. 취득세율 영구 인하는 정부안의 6억원 기준보다 양도세 고가 기준인 9억원을 기준으로 1~2%의 세율을 매기는 게 시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거래 활성화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가격에 따른 역차별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죠. 국회는 계류 중인 부동산 활성화 핵심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합니다. 심각한 전월세난으로 임차 수요가 고통받고 매매시장 냉각으로 중산층이 어려운 상황을 시급히 벗어날 수 있도록 국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국회가 국민주거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더 이상 정치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결국 그 피해는 주거 약자인 무주택ㆍ저소득층에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끝으로 주택업계의 오랜 경험에 비추어볼 때 향후 집값 전망은.
▶김 회장=우리나라 집값 수준은 바닥에 근접했다고 판단됩니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70%에 근접하고 대형 평형의 가격하락폭이 고점 대비 30%에 이르고 있습니다. 더욱이 수도권 집값 하락세는 5.9% 하락했던 2008년 금융위기 직후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파악됩니다. 우리나라 주택 가격이 세계 주요국과 비교할 때 비싸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보도된 바도 있습니다. 시장 침체의 골이 워낙 깊어 단기간에 집값이 정상화되기는 힘들겠지만 정부가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매매시장 활성화대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는 만큼, 피부에 와닿는 활성화대책이 시행된다면 올 4분기에는 바닥을 확인하고 점진적으로 회복기를 맞을 전망입니다. 발품을 들여 집 장만에 나서도 좋을 듯합니다. 주택은 끊임없는 수요를 유발하는 재화여서 자칫 정책 오류로 주택시장 왜곡을 초래해 공급이 부족하게 되면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감사합니다.
ch100@heraldcorp.com
김충재 회장은 ▷1948년 경북의성 출생 ▷1982년 금강주택 설립 ▷2000년 국토해양부장관 표창 ▷2005년 은탑산업훈장 ▷2010년 대한주택건설협회 9대 회장(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