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컨설팅을 요청한 직장인 K씨는 자신은 합리적이며 욕심도 많지 않다고 한다. 20%까지는 원금 손해를 감내할 수 있으며 10% 정도의 수익률이면 만족한다. 그런데 정작 그는 투자보다는 저축 위주의 자산을 갖고 있었다. 전체 수익률은 2%대, 금융자산 수익률은 3%대였다. 손실이 가능한 상품은 없었다. 당연한 투자수익률 결과다.

많은 사람들이 K씨와 같은 ‘아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의 오류에 빠진다. 위험 허용도가 높은 데도 투자 판단을 할 시간이나 마음의 여력이 없다. 그러면서도 어디엔가 투자하고 있다고 막연히 생각한다. 투자하고 있지 않으면 게을러 보인다. 합리적인 투자자로 자신을 포장한다. 하지만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실패해서”, “바빠서” 등의 대답이 많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면 잘 모르는 상품이나 종목에 대한 투자가 첫 번째 이유다. 광고나 소문에 의해 많이 노출된 상품에 무턱대고 가입한다. 투자성향과 위험, 금융목표에 기반하는 투자원칙의 기본을 잊은 경우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기도 한다. 인터넷이나 신문을 통한 지식 ‘조각’에 의지해 ‘전체’를 판단한다. 과거 수익률에 집착하거나 금융목표가 명확하지 않기도 한다.

은퇴설계에 부딪히면 전체 자산을 직시하게 되고 투자에 대한 태도와 습관이 보인다. ‘돈을 벌기’ 위해 ‘돈을 넣는’ 행태는 멈춰져야 한다. 노후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는 투자지식과 성향에 맞는 적합한 투자수익률 목표를 가져야 한다. 결국 실패로 이어지는 잘못된 투자행태를 먼저 바로잡아야 노후설계의 행복기초가 된다.

아직 경제와 금융개념이 얕은 초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금융캠프를 진행했다. 매번 부모의 은퇴 고민을 듣다가 이날은 자녀들의 ‘금융공부 샘’이 됐다. 인생의 큰 축임에도 학교엔 금융수업이 없다. 올바른 금융습관이나 투자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지 않는다. 캠프에 온 청소년의 부모들은 단연 베이비 부머다. 그들 고민의 반이상은 ‘자식’문제다.

그들이 잘 커야, 부모의 노후도 밝다. 제대로 된 금융지식과 습관을 갖춰야 커서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는다. 100세 시대에는 부모는 90세, 자식은 60세와 같이 모두 노인일 가능성이 높다. 부모도 자식도 스스로가 경제적인 독립을 이뤄야 한다. 장수 외에도 불가피하게 벌어지는 다양한 위험 속에서도 건강한 재무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투자지식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투자행동이 수반돼야 한다.

금융이 인생을 리딩해주진 않는다. 행복한 삶에 있어 친구, 부부 못지 않게 필요한 한 영역임에 틀림없다. 특히 잘 나갈 때보다는 어려울 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주고 무엇인가를 새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 수 있다. 오늘 이순간,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조화롭게 일치할 때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말한 간디처럼 자신의 금융생각을 점검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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