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임혁필의 손끝에서 감탄과 환호가 쏟아졌다. 최근 부산 해운대구에서 개최된 제 1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의 서막을 연 그는 모래를 이용한 아트를 선사했다. 임혁필의 섬세한 손 끝 덕분에 축제는 한층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축포를 쐈다.

임혁필은 1997년 KBS 공채 13기로 데뷔한 코미디언이다. 유행어도 다수다. '천박해' '나가 있어!' '대단해요' 등. 데뷔 후 꾸준히 KBS2 '개그콘서트'를 통해 대중들에게 큰 웃음을 전달했다. 그런 그가 한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더니, 아티스트의 길로 들어섰다.

먼저 대학로 공연으로 시작했다. '펀(Fun)타지쇼'를 지난 2010년 시작했고, 이후 새로운 무언가를 접하게 됐다. 바로 '샌드 아트(sand art, 모래 예술)'. 보편화 된 예술은 아니지만, 이미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을 통해 몇 차례 소개돼 생경하지만은 않다.

'샌드 아트'는 모래 위에 그림을 그리는 아트이다. 무엇보다 섬세함이 중요시 되고, 아티스트의 손길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은 보는 이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해 감동을 주기도 한다.

임혁필은 약 3년 전 샌드 아트를 접했다. 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에게는 재능과 실력을 살릴 수 있는 길이기도 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샌드 아트 무대를 꾸민 임혁필은 다른 코미디언들보다 앞서 해운대에 도착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모래로 연습을 해보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그도 그럴 것이 샌드 아트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관이나 서적 등이 많지 않으며, 또 샌드 아트의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정보를 쉽게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며, 독학으로 지금의 수준에 까지 이르렀다.

마술과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비법'이라고 생각해서 인지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좀처럼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게 임혁필의 말이다. 그래서 더욱 혹독하게 연습했고 전국 각지의 모래를 비교해가며, 터득했다.

이번 축제에서 펼친 것들도 마찬가지. 피아노를 그린 뒤 흐르는 음악에 맞춰 손가락을 움직이는 구성은 직접 고안해낸 것이다. 코미디 페스티벌인 만큼 '세상 모두가 웃는 그날까지'라는 메시지로 단란한 가족이 모두 웃고 있는 모습도 그려냈다.

축제의 서막을 연 샌드 아트는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사실 이번 축제의 집행위원장인 코미디언 김준호는 우려했다. '코미디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리는데 잔잔한 분위기의 샌드 아트가 적합할까' 생각했다는 것. 그러나 임혁필의 섬세한 손끝으로 전해지는 감동은 일부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현재 임혁필은 대학로 공연 등을 통해 샌드 아트를 펼치고 있으며, 코코아카데미의 원장을 역임하며 코미디언 지망생들을 양성하고 있기도 하다. 또 중, 고등학교 나아가 단체나 기업의 강연도 나가고 있다.

'나가 있어!'로 첫 번째 전성기를 맞았다면, 아티스트 그리고 강사로 제 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는 임혁필. 공연 형식의 코미디, 길거리 공연 등이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오늘 부지런히 자신 만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