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의 ‘근로시간 적립제’ BMW의 시공간 초월 ‘브리딩 시스템’ 도요타의 고령자 ‘하프타임 근무’
오래 일하지 않지만 높은 생산성을 가져오는 ‘스마트 워킹’은 전세계 모든 기업들의 바람이다.
한때 기업들은 임금 감축을 위해서, 또는 일자리 창출과 여가시간 증가를 위해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했었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노사 양측을 만족시키기 힘들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최근 노동시장은 근로자에게는 일과 삶의 균형을, 기업에는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는 ‘노동의 유연화’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시리얼 제조업체 켈로그는 노동시간 단축의 실패 사례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 1930년 공장근무를 기존 8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이는 6시간 4교대제로 바꾸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노동이 통제되지 않고 근로시간을 늘려 임금을 더 받고 싶어하는 노동자들이 많아지면서 1985년 이 노동제는 중단됐다. 근로시간을 줄여 여가시간을 늘리려 했던 켈로그의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난 것이다.
독일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은 근로제도에 있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온 기업이다.
폴크스바겐은 1990년대 엄청난 적자에 시달렸다. 독일 공장의 인원은 10만3000명으로 필요 인력보다 3만명이 많았지만 강성 노조의 압박으로 해고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폴크스바겐이 선택한 것은 근로시간 단축이다. 1인당 근로시간을 주당 36.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줄였다. 임금도 1인당 20%를 삭감했다. 대신 인력 감축을 하지 않았고 안정된 고용도 보장했다.
2004년 폴크스바겐은 다시 한 번 근로제도를 개혁했다. 노사협약을 통해 신규와 기존 직원의 임금 격차를 24%까지 벌리는 이중임금제를 도입했다. 또 성수기에 초과근로분을 저축해뒀다가 비수기에 임금으로 충당하는 근로시간 적립제를 강화했다. 회사는 인건비를 줄였고, 노동자는 고용안정을 얻었다.
이후 2006년 폴크스바겐은 주당 노동시간을 33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로 유연성을 위해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때문에 폴크스바겐은 근로 단축으로 성공한 기업의 사례로도, 근로시간 단축의 후퇴 사례로도 꼽힌다.
그런가 하면 BMW는 한 공장의 작업량이 폭주하면 인근 공장 근로자들을 파견해 소화하는 제도를 선택했다. 시간을 넘어 공간까지 탄력 있게 운용하는 것이다. 이는 ‘브리딩(breathing) 시스템’으로 불린다. 숨 쉬는 것처럼 들어오고 나가는 게 자유롭다는 의미다.
근로시간과는 다소 의미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하프타임 근무’도 유연한 근로제로 꼽힌다. 이는 60세 정년퇴직 이후 직원들을 재고용하되 노동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것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보완하고 고령화 사회의 대책도 될 수 있어 일석이조의 사례가 되고 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