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 지난 1980년 A씨의 큰 부인 B(1917년생) 씨가 사망했다. 이후 A 씨의 작은 부인 C 씨는 B 씨인 것처럼 행세했다. 그러다 지난 1996년 국민연금에 가입돼 있던 B씨의 큰 아들이 사망했고, 작은 부인 C 씨는 큰 부인인 것처럼 행세, B씨 큰 아들의 유족 연금을 받아 챙겼다.
지난 2010년 7월께 국민연금 직원이 연금을 수급하고 있는 B씨의 생사를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B씨의 전화번호가 없어 1차적으로 B씨가 거주하는 것으로 기록돼 있는 마을의 이장에게 전화로 B 씨의 생사 여부를 확인했다. 마을 이장은 국민연금 직원에게 B씨가 살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추가 확인 없이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국민연금 직원은 직접 마을로 출장을 떠났다.
마을에 들어섰을 때, 동네 느티나무에 모여 있는 어르신들이 눈에 들어왔다.
국민연금 직원은 다가가 “B 할머니를 아시느냐?”고 물었다. 이때 C 할머니가 나서서 “내가 B 할머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다른 할머니들이 “왜 당신이 B 할머니냐? 당신은 C 씨 아니냐?”고 했다.
C 할머니는 30년 전인 1980년 B 할머니가 사망하자,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채 B 할머니 행세를 하며 30년을 살아 왔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해서 국민연금은 C 할머니가 유족 연금 1879만1810원을 부정으로 수급해왔다는 것을 적발, 이 돈을 환수조치됐다.
국민연금이 정확히 연금을 지급하고, 부정수급된 연금을 환수하는 징수율도 95%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지난 2012년 지급한 연금은 약 12조원. 이중 환수금은 88억4500만원 가량에 불과하다. 연금 지급 정확도가 높다 보니 환수해야 할 환수금이 많지 않다.
연금을 지급하는 정확성은 해외 선진국의 연금 지급 정확성보다 높다.
영국의 연금 지급 정확성은 2.1%, 미국은 0.37%, 독일은 0.31%인데 비해 국민연금은 0.07%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환수금 규모가 적을수록 연금 지급 정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수금은 연금지급 후 수급권의 소멸, 정지 등의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지연 또는 미신고로 급여가 더 지급돼 회수해야할 금액을 말한다.
대부분이 지연신고(84.7%)이고, 급여선택, 부정수급 등이 발생하고 있다. 고의 혹은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지급받는 부정수급은 지난 3년간 연평균 67여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은 고의적으로 사망사실을 숨기고 연금을 부정수급하는 경우에 대비, 지난 2010년부터 고령, 중중장애 수급자를 대상으로 현장 확인조사를 강화해 왔다.
올 해는 사망개연성이 높은 실종자 등의 자료를 입수해 현장 확인조사의 강도를 높였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직원들이 사망을 숨기는 경우를 적발하고자 묘소 항공촬영, 인근 병원 장례식장 이용자료 확인, 마을이장 등 이웃주민 탐문조사 실시 등 사회적으로 복지재정이 누수되지 않게 하기 위해 철저히 수급자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