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법안발의 급증따라 영향력 확대

입법 및 정책 관련 사항을 조사ㆍ연구해 국회의원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007년에 설립된 국회소속 기관이다. 국회가 입법과 예산심의 및 국정통제 기능 등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가 필요한데, 입법조사처는 이런 정보를 의원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회 내 정책 브레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과거 국회도서관이 담당하고 있던 입법조사기능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문적이고 신뢰성이 있는 입법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입법조사처가 설립됐다”면서 “국회의원의 요구를 받아 조사ㆍ분석한 자료를 제공하는 업무 외 정책과제를 예측해 능동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발표하는 업무도 한다”고 말했다.

입법조사처는 국회의원 지원부서임에도 그 영향력은 계속 강화돼 왔다. 입법조사처의 중요성은 의원발의 법률안 수의 증가와 맥을 같이한다. 18대 국회의원 1인당 평균 법안 발의건수는 32.5건으로 17대 국회 16.6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국회 한 관계자는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감시ㆍ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높다”면서 “이에 따라 입법조사처가 적극적으로 행정부의 위법사항을 추적ㆍ조사하는 등 역할과 비중이 커진 것은 의원발의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입법조사처의 전문조사인력도 입청 초기 50여명에서 현재 100여명으로 늘어나는 등 많은 연구 인력이 활동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의견은 의원들의 법률안 마련에 결정적인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입법조사처의 조직 규모와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강동원 무소속 의원이 입법조사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올해 3월까지 국회 입법조사처의 업무추진비가 21억7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9년 전년 대비 14.7% 증가했고, 2010년 전년 대비 36.2%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업무 추진비는 통상 기관운영이나 행사, 대외활동 지원 명목으로 지출되지만 실제로는 기관장이나 부서 직원들의 밥값이나 회의비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해외 출장비에서도 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이후 최근까지 입법조사처 기관장 및 임원, 일반직원 등의 46차례 해외출장에서 140명이 7억1000만원이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동원 의원은 “해외출장과 연수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것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성과분석이 필요하다”며 “스스로 자정노력과 개혁을 통해 설립취지와 목적에 충실해 국민과 국회를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를 전문적으로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한 국회입법조사처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는 만큼 조직을 둘러싼 건전한 운영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