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집단자위권 지지…셧다운에 발목잡혀 미국선 ‘현대판 남북전쟁’…APEC 일정취소로 중국 반사익 ‘딜레마’ 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포함한 아시아 순방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이른바 ‘오바마 케어’로 촉발된 ‘셧다운’ 사태로 발이 묶이면서 그의 체면과 위신이 완전히 구겨졌다. 대조적으로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오바마의 부재 속에서 한층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 도착한 시 주석은 6일 오전 홍콩과 대만 대표, 칠레 대통령과 회담했다. 오후에는 태국ㆍ뉴질랜드ㆍ호주 정상과도 만나는 등 정력적으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더구나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까지 동반해 이번 회의에서 최고의 스타로 부상했다.

앞서 시 주석은 중국 지도자 중 최초로 인도네시아 의회에서 연설하면서 인도네시아와 150억달러의 통화스와프에 합의했고, 2020년까지 아세안과의 무역규모를 1조달러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맹주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아시아 방문 취소를 초래한 미 연방정부 잠정폐쇄(셧다운)의 최대 수혜자는 결국 중국”이라면서 “미국의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정책이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오바마 행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확보와 재무장에 나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도 악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숙적 공화당이 맹렬하게 저항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막다른 골목까지 밀어넣고 있다. 이에 따라 그의 정권 운영은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는 이 대립을 ‘현대판 남북전쟁’이라고도 부른다.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부채 한도가 시한 이전에 증액되지 않을 경우 경제적 충격이 재앙에 가까울 것이라는 미 재무부의 경고는 물러설 줄 모르는 공화당을 금융시장이 압박해줄 것을 바라는 오바마의 속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00년 전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1월 링컨 대통령은 노예해방선언을 했다. 링컨은 공화당 인사의 엄청난 반대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자신을 ‘긴팔원숭이’이라고 인격적 무시까지 했던 에드윈 스탠턴을 육군장관에 임명, 결국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러한 ‘통합을 향한 꿈’을 오바마가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갈수록 그의 행보에 전 세계의 눈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