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을 보는 일차적 재미는 재벌 2세 김탄(이민호)과 가난한 집 딸 차은상(박신혜)이 사랑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여기에 거칠지만 매력적인 남자 최영도(김우빈)가 3각관계로 끼어들어와 만만치 않은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사랑에 있어서는 최영도는 김탄에 비해 절대 불리하다. 말로가 예상될 정도다. 김탄과 차은상은 이미 진도가 많이 나가있다. 사랑에 있어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차은상이 제국그룹 회장 아들이지만 ‘서자‘라는 출생의 비밀을 안고 힘든 상황을 견뎌내야 하는 김탄을 안아주었다는 사실은 김탄과 차은상의 사랑은 이미 만들어진 것을 의미한다. 20일 방송된 14회 말미에서 김탄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차은상의 이마에 키스를 했고, 최영도는 이를 씁쓸하게 지켜봐야 했다.
멜로물에서 이쯤되면 최영도의 존재감은 약해질 수밖에 없는데, 오히려 그의 존재감은 더 강한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13회 방송에서 김우빈이 박신혜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하는 마지막 10분은 이전 50분간의 장면을 삼킬 정도로 강력했다. 김우빈이 박신혜가 아르바이트하는 카페를 두 시간 동안 통째로 빌려 차은상에게 “니가 내 전화도 안 받고, 잔치국수 먹으러도 안가고, 나만 보면 피하니까 내가 유료결제를 또 했다”면서 시작되는 김우빈의 연기 포스는 갈수록 만만치 않은 긴장도를 만들어냈다. 여성시청자들은 거친 매력을 지닌 김우빈과 박신혜 사이에도 키스신을 넣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나쁜 남자’ 김우빈은 이민호를 자극하려고 박신혜를 한쪽 팔로 살짝 포옹한 게 스킨십의 전부였다.
최영도의 사랑은 불량해보이지만 진정성만은 100%다. 처음에는 차은상이 사회배려자 전형으로 제국고에 들어왔다는 비밀을 가장 먼저 알고 이를 골탕먹이려고 접근하다가 덜컥 사랑에 빠져버린 이 나쁜 남자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 로맨틱 드라마에서 ‘넘버 2‘ 남자가 이렇게 멋있어도 되는건지 모르겠다. 최영도가 은상에게 “진짜 차였네. 복수해도 되냐. 난 이제 너 못 괴롭혀. 마음 아파서. 그래서 너 빼고 다 괴롭힐 거야. 그속에 나도 포함돼 있어”라고 말하고 실제로 복수하는 듯하지만 그는 결코 복수를 할 수 없다. 최영도가 현재로는 김탄과 적대 관계이지만 비슷한 신세인 둘은 속으로는 우정을 느끼고 있다. 차은상이 자신을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폭력을 행세하자 “연애는 너(김탄)랑 최영도 둘이 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니 최영도는 아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힘든 상황을 견뎌내야 한다. 김우빈이 힘들어하면, 함께 힘들어하는 여성 시청자들도 많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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