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이석채 KT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최고경영자로(CEO)서 남은 기간 ‘KT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혀 향후 KT의 거센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이 회장은 임원을 대거 줄이고, 인건비를 최대 30% 이상 감소시키기로 해 새 CEO 선정 전까지 KT의 몸집 줄이기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매년 경쟁사 대비 인건비가 1조5000억원 이상 더 많이 소요되지만, 급변하는 통신시장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력구조를 가진 기업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임원의 수를 20% 줄이고, 연내 고문과 자문위원 제도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6월 30일 기준 현재 KT의 미등기 임원은 130여명이다. 이 회장의 인사 방침대로라면 여기서 26명 정도를 감소시켜 임원 규모를 100명 전후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연내 전체 인건비도 5000억원 줄이기로 했다. 그는 “비상한 각오로 경쟁사와의 인건비 격차를 1조5000억원에서 1조원까지 줄인다는 근원적인 개선을 이뤄내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고강도 구조조정이 예고되면서 KT는 내부적으로는 이 회장의 사임에 더해 또 한 번의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임원 인력 감축 계획으로 보이지만, 구조조정 범위가 전체 직원으로 확대될 경우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KT의 현장 영업망 조직에서는 ‘자고 나면 자리가 없어진다’는 말까지 돌 정도다. KT의 서울 동북권 영업망의 한 관계자는 “여름 이후 실적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인력 이동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금 우리 팀원들도 한두 달새 몇명이나 바뀌고 있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저조해진 실적 개선도 KT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KT는 3분기 매출과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7.3%, 63.1% 줄어들었다. 특히 3분기 무선서비스의 1인당 매출액(ARPU)은 LTE 주파수 인접 대역 확보 후 시작된 데이터 2배 프로모션 확대 영향 등으로 전분기보다 1% 줄었다.

이에 대해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KT에 대해 통신부문의 실적이 부진한데다 경영 공백까지 예상된다면서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단기매수’(Trading Buy)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4만4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