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대규모 감시활동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도청 의혹에 대한 독일 당국의 조사에 협조할 의사를 내보였다고 독일 연방 하원의원이 밝혔다.

1일 연합뉴스는 독일 녹색당 소속의 한스-크리스티안 슈트뢰벨레(70) 의원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 등에 러시아 모스크바 모처에서 3시간에 걸쳐 스노든을 만났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스노든은 NSA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10여 년간 도청했다는 최근 의혹에 관해 자세히 알고 있으며 독일 검찰이나 의회에서 진행하는 조사에 도움을 줄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고 슈트뢰벨레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독일 공영 ARD방송 인터뷰에서 “스노든은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으며 기꺼이 독일에 와서 증언하겠다고 했다”며 “여러 관련 조건들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슈피겔은 이와 관련 스노든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쓴 편지를 슈트뢰벨레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1일 보도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스노든은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비밀문서를 모스크바로 가지고 오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슈트뢰벨레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스노든이 독일 의회에 출석하거나 모스크바에서 질문을 받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슈트뢰벨레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와 ARD방송을 통해 스노든과 나란히 서 있거나 악수하는 모습, 테이블에 앉아 대화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1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노든이 독일 정부와 하원 등에 보내는 편지 등 추가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만남에는 잡지 ‘파노라마’의 기자와 슈피겔 편집장을 지낸 게오르크 마스콜로 기자가 동행했다. 만남은 모스크바 시내에서 창이 가려진 차량을 타고 비밀장소로 이동하는 등 철저한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고 ARD방송은 전했다.

마스콜로 기자는 스노든이 미국의 도청 문제에 관한 논란이 확산한 것에 만족한듯 보였으며 러시아에서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지만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독일은 이번 도청과 관련해 미국에 대표단을 보내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검찰은 NSA활동의 독일법 위반 여부를 놓고 초기 조사에 착수했고 의회도 오는 18일 임시회의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존 에머슨 독일주재 미국대사는 독일 공영 ZDF 방송으로부터 NSA 활동과 관련한질문을 받고 “내가 아는 한 우리가 하는 일 중에 법에 저촉된 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NSA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국 및 동맹국 대사관을 활용해 도청 등 광범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해왔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도청 파문은 계속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