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甲午)년은 푸른 말(靑馬)의 해다.‘ 청(靑)’은 초목이 무성하다는 ‘생(生)’과 색을 뜻하는 ‘단(丹)’의 합성어로, 강한 생명력을 품고 있다. 또 말은 풍요와 다산, 생동감과 순발력의 상징이다. 이처럼 동양의 청마는 그 진취적인 특성 때문에 서양의 ‘유니콘(unicorn)’과 비교된다. 검은 뱀(黑蛇)의 해였던 2013년은 하늘의 물 기운과 땅의 불 기운이 충돌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변화무쌍했다. 사상 첫 과반을 득표한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첨예했고, 동북아에는 일본의 재무장, 영토분쟁 등 국가 이기주의가 극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경제 역시 잠재성장률을 밑돌며 고개를 숙였다. 모든 더러움과 어둠을 정화시키는 유니콘의 뿔처럼, 생동하는 푸른 말의 기운이 검은 뱀이 남긴 어두운 그림자를 흩어버리는 새해다. 이념의 담장을 허물고 화합과 상생의 광장을 만드는 정치, 균형과 실리로 국익과 국격을 높이는 외교, 선진국의 역습과 신흥국의 도전을 뿌리칠 새로운 경제 동력의 창조가 새해의 숙제다. 1894년 갑오개혁은 비록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21세기 첫 갑오년은 대비상의 해가 되길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