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 여파로 투자자들의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도 본격화되고 있다. Fed가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을 선언한 이후 글로벌 투자자금이 채권 등 안전자산에서 빠져나와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하며 투자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특히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경제가 최근 잇달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안전자산의 투자매력을 감소시키며 이같은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리스크 온’ 증시 랠리=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은 끝없이 몰려드는 투자자들로 ‘테이퍼링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신기록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5.7%,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29.1%, 나스닥지수는 37.7% 각각 상승했다. 이중 다우지수는 12월 FOMC가 시작된 17일부터 3.80% 오르며 이같은 상승세에 속도를 더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과 일본 시장도 축제 분위기다. 27일 독일 증시 벤치마크인 DAX지수는 9589.39로 직전 거래일 대비 1.06%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12월 FOMC 이후 6거래일 새 5.55%나 오른 결과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같은 기간 5.93%나 치솟아 1만6178.94를 기록, 1만6000선을 돌파했다.
이같은 증시 활황에 대해 버블 우려도 제기됐으나 미국 경제가 지난 3분기 4.1% 성장하는 등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이를 일시적 흐름이 아닌 장기 추세 변화로 봐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식시장은 그동안 (증시상승이라는)‘고도’를 애타게 기다려왔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며 “내년엔 미국 국채 금리 인상뿐 아니라 경제 성장이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주식시장에 희망의 빛이 비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ㆍ금 ‘리스크 오프’ 약화=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시들해지고 있다.
전통적 안전자산인 미국 장기 국채를 팔아버리려는 투자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국채 금리가 뛰고 있다.
지난 27일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004%를 기록해 2년여 만에 처음으로 3%선을 돌파했다. Fed의 테이퍼링 발표 직전에 비해 5.60%나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에 이어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의 경제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강해져 국채 금리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금도 마찬가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 선물 금 가격은 27일 트로이온스당 1214달러를 거래를 마치는 등 Fed의 테이퍼링 발표 이후 120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 금값이 올 들어 28.5%, FTSE 금광지수도 55%나 추락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 10년 간의 ‘슈퍼사이클’(장기 가격 상승 추세)이 저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FT는 “Fed가 출구전략의 빗장을 풀게 되면 금값 추락은 불 보듯 뻔하다”며 “양적완화 축소 우려만으로도 요동쳤던 금 시장의 하락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