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옵션시장에서 주문실수 한 번으로 파산위기에 몰린 한맥투자증권이 거래 상대방인 일부 외국인 기관투자가의 주문취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악의 사태를 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맥투자증권이 알고리즘매매(파생상품 자동매매 프로그램)를 하다가 주문실수를 낸 거래 상대방 중 외국인 거래 상대자가 기관투자자임을 확인하고 모두 400억원 규모의 주문취소를 의뢰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맥투자증권과 거래를 한 외국인 중 기관투자자가 다수”라며 “회원 증권사들은 한맥투자증권 내부 직원의 실수로 인한 거래에 대해 취소해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파생상품 거래의 ‘상도의상’ 거래가 이뤄진 400억원 중 절반만이라도 취소가 된다면 한맥투자증권이 파산으로 치닫는 최악의 국면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앞서 한맥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지수옵션 시장에서 알고리즘매매를 하다가 주문실수로 모두 58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튿날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긴급 회원 증권사 사장단 회의를 통해 전체 손실액 중 13억4000만원의 주문 취소가 이뤄졌지만 570억6000만원을 결제하지 못해 거래소가 결제적립금으로 나머지 금액을 대납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맥투자증권에 대해 이미 구상권을 청구한 상황”이며 “만약 한맥투자증권이 거래 상대방에게 손실액을 돌려받지 못한다면 증권사들이 출연한 손해배상 공동기금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간부회의에서 “한맥투자증권의 주문사고는 남보다 빠른 주문체결에 집착한 나머지 시스템 오류시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사례”라며 “증권 뿐만 아니라 전 금융권에 많은 반성과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그동안) 주문 처리의 신속성과 편리성만 강조됐지 거래의 안정성, 보안 등 위험관리는 경시돼 왔다”며 “이 두 가치는 수레바퀴의 양축과 같이 상호 조화돼할 가치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균형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주문관련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증권업계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점검에서는 특히 취약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고 위험성이 큰 선물·옵션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타깃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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