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안 가도 삼척”이라는 말은 방이 몹시 춥다는 뜻이다. 춥기로 악명 높은 방은 왕실을 호위하는 내금위 등 ‘삼청(三廳)’ 부대 내실인데, 사람 입을 거치면서 왜곡돼 이런 속담이 만들어진 것이다. 강원도가 그만큼 추웠기에 속담에 ‘삼척’을 써도 뜻이 통했다. 과거 삼척 관할이던 태백산 인근 고원지역 황지-장성(지금의 태백시)은 예나 지금이나, 위도상 북쪽으로 한참 가야 하는 최전방 GOP 지역만큼 춥다.

추운 지역의 겨울, 아이들은 방에 콕 박힐 것 같지만, 오히려 나가 놀 일이 많다. 얼음놀이는 대체 무슨 치명적 매력을 갖고 있었던 것인지, 아이들은 겨울 내내 바깥을 싸돌아 다니느라 튼 손이 고와질 줄 몰랐다.

인간은 석기시대 이후 수만 년간 스케이트를 탔다고 한다. 큰 힘 들이지 않고 빨리 미끄러져 가는 얼음썰매는 더딘 직립보행 때문에 가졌던 속도의 불만을 해소할 정도로 매력적이었던 모양이다.

16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이 개장한다. 10년째인 올 겨울엔 예년보다 35% 넓어졌다. 운영기간도 19일이나 늘어, 폐장 무렵 소치올림픽이 열린다. 어린이 전용 얼음판, 북카페도 있고 올해 컬링과 아이스하키가 추가된 강습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주말엔 문화행사도 이어지고, 공정무역의 ‘착한 원료’로 만든 차(茶)가 판매된다. 수익금은 저개발국 학교ㆍ의료시설 확충에 쓰일 예정이다.

서울광장은 올해 많이 아팠다. 구태정치의 희생양이었고, 반목과 대립으로 볼썽사나웠다. 광장도, 광장을 찾는 시민도 스케이트의 매력과 겨울을 녹이는 선율 속에 상처와 응어리를 치유했으면 좋겠다. 손님 적은 때엔 훌쩍 날아올라 트리플 악셀도 해보자.

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