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면서 금융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정기국회가 끝나가지만 금융법안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법률을 근거로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로서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법안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가 올 정기 국회에서 법안 상정을 위해 잡은 전체회의 날짜는 딱 하루, 바로 4일이다. 올해 정무위에 제출된 법안이 350건임을 고려하면 심도있게 논의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딱 하루 잡힌 법률 상정 일정 역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예산안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예산안 통과가 지연되자 다음 수순인 법률안 논의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탓이다. 4일 예정된 정무위 전체회의도 예정대로 진행될지 예측하기가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올해 발표한 금융정책을 제때 실행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올해 4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등이 포함된 다양한 금융정책을 쏟아냈다. 이 중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정책금융체제 개편 등 굵직한 현안은 금융위 설치법이나 산업은행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의 제ㆍ개정이 있어야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법률의 국회 처리가 늦어지면서 정책 집행에 차질을 빚게 됐다.
또 국회에 제출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과 대부업법 등 개정안은 2013년 12월 말까지 효력을 가지는 일몰법으로, 이달이 지나면 효력이 상실돼 규제 근거가 없어진다. 기촉법은 기업 워크아웃의 근거가 되고, 대부업법은 이자율 최고한도를 규제하는 법이다. 최근 동부그룹, 한진해운, 현대그룹 등 부실 대기업의 증가로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커져 기촉법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다. 대부업법은 대부업체 및 여신금융회사의 금리를 30%대로 관리해 온 대표적인 민생 법률로, 연장안이 제때 처리되지 못하면 업체들의 고금리 돈장사를 막을 방법이 없다.
국회는 말로만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줘야 한다. 손ㆍ발(법률)을 묶는데 어느 누가 일(경쟁력 강화)을 할 수 있겠는가.
신소연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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