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명 넘게 부상, 7명은 중상
헤즈볼라 “22명 숨진 베이루트 공습 보복”
美 국방부 이스라엘에 ‘사드’ 추가배치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남쪽의 빈야미나 마을에서 13일(현지시간) 헤즈볼라의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이스라엘군 4명이 숨지고 60명 넘게 다쳤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주요 항구이자 세번째로 큰 도시인 하이파에서 남부로 33㎞ 떨어진 마을인 빈야미나에 인접한 한 기지가 공격을 받았고, 이스라엘군 4명의 사망 외에도 7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확인했다.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 구급당국은 전체 부상자수가 61명에 이르며 이중 37명을 주변 8개 병원으로 보냈다고 전했다.
마겐 다비드 아돔(이스라엘 적십자사)의 자키 헬러 대변인은 “부상자 가운데 7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이들 가운데 3명은 파편과 폭발로 인한 부상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IDF는 “유가족에게 사망 소식을 통지했으며, 추후 이들의 이름을 공개할 수 있도록 승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즈볼라는 지난 3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를 폭격해 최소 22명이 숨진데 대한 보복으로 빈야미나에 있는 이스라엘 육군 골라니 여단 훈련캠프를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언돔’을 비롯한 다층 방어망을 촘촘히 구축한 이스라엘에서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건 이례적인 사례다.
헤즈볼라는 또 이번 무인기 공격은 무인기 한 대가 아니라 ‘무인기 중대’를 파견해서 이스라엘의 정예부대 골란 사단을 목표로 공격한 것이며 동시에 이스라엘 방공망을 무력화 하기 위해서 수십대의 미사일도 동시에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방공 시스템은 이날 드론 공격을 감지하지 못했고, 공습경보도 울리지 않았다. 타임즈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매체는 레바논에서 날아온 드론 2대 가운데 1대만 이스라엘군이 요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에선 전날에도 최대도시 텔아비브 교외에 헤즈볼라의 자폭 드론이 떨어졌다.
NYT는 “이는 헤즈볼라의 회복탄력성을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이스라엘 방공체계에 걱정스러운 빈틈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사일과 로켓 대응에 중점을 두고 구축된 이스라엘 방공망이 자폭 드론과 같은 새로운 위협을 막아내기 힘들 수 있다고 말해 왔다. AFP 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 측은 “이스라엘 북부 나하리야와 아크레 등지에 수십발의 미사일을 날려 이스라엘 방공망의 눈을 돌린 사이 다양한 종류로 구성된 드론 편대가 이스라엘 방공 레이더에 들키지 않고 지날 수 있는 여러 지역을 통해 이동한 끝에 이스라엘군 장교와 병사 수십명이 있는 곳에서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헤즈볼라의 핵심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은 이날도 레바논 각지의 헤즈볼라 기반시설과 주요인사 등을 겨냥한 폭격을 이어갔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당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12일 하루에만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51명이 숨지고 1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포대 및 미군의 관련 병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100명의 미군을 파견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미군이 이스라엘에 파병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처음이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이란의 추가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고 이스라엘 내 미국인을 보호하겠다는 미국의 철통같은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라며 “이란 및 이란과 연계된 민병대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고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최근 몇 달간 미군이 취한 광범위한 조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