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싼 맛에 봤는데, 가격 인상?”
쿠팡이 와우 멤버십 가격을 기습적으로 3000원 인상하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경우 그동안 타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에 비해 ‘반 값’ 요금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지만 “이 가격까지 주고 보기엔 다른 OTT 보다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역시, 멤버십 가격 인상으로 ‘배달비 무료’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쿠팡은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배송에 더해 무제한 OTT 시청, 무료 음식 배달 등 혜택을 고려하면 여전히 경쟁사 대비 저렴하다는 입장이지만, 한 번에 3000원이나 오른 인상폭으로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쿠팡은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7890원으로 58% 인상한다고 밝혔다. 변경된 요금은 13일부터 멤버십에 신규 가입하는 회원에 한해 적용된다. 기존 회원은 순차적으로 안내를 통해 오는 8월부터 적용되며 이전까지는 변경 전 요금으로 멤버십 이용이 가능하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이 경쟁 OTT 대비 여전히 저렴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OTT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넷플릭스, 티빙이 월 구독료 1만7000원, 유튜브 프리미엄 1만4900원, 디즈니+ 1만3900원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혜택도 다양하다는 이유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무료 배송·배달·직구, 무료 반품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3000원 가까이 오른 인상폭에 소비자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쿠팡플레이의 경우, 가격 인상 만큼 콘텐츠 경쟁력이 뒷받침 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박찬욱 감독의 ‘동조자’가 공개를 앞두고 있지만, 넷플릭스나 티빙과 비교하면 오리지널 콘텐츠의 수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한 이용자는 “볼만한 콘텐츠가 적어도 그나마 가격이 싸서 이해가 됐는데, 굳이 이 가격을 내면서 쿠팡플레이를 시청할 만큼 볼만한 것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멤버십 가격 인상으로 쿠팡이츠 무료 배달 혜택 역시 퇴색되게 됐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26일 배달앱 중 가장 먼저 무료 배달을 선언했다. 여러 건을 동시에 배달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며 한집 배달은 배달비가 붙는다. 이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역시 무료배달을 선언했고, 요기요는 한집 배달에 대해서도 무료 배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디즈니+의 사례처럼 가격 인상으로 이용자들의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디즈니+는 4K UHD 화질의 요금제 월 구독료를 9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올렸다. 디즈니플러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9월 433만명까지 치솟았지만, 가격 인상으로 역풍을 맞으면서 지난 3월에는 260만명까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