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 송파 아파트 821가구 사들여

뒤이어 강동구·강남구·노원구 순 인기

강남·서초 집값 너무 비싸서?…원정투자자 결국 이곳으로 향했다[부동산360]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 상가 공인중개사 사무실 창문에 아파트 급매물과 상가 임대 등 현황이 붙어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지난해 서울 자치구 중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이 가장 많았던 곳은 송파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에 속하지만 강남·서초구 대비 가격 접근성이 낫고, 대단지가 밀집한 데다 선호 입지에 가격 방어력이 뛰어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18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외 지역에 사는 매수인이 가장 많이 아파트를 많이 사들인 서울 자치구는 송파구(821가구)였다. 외지인의 송파구 아파트 매입 건수는 부동산 침체 골 깊었던 2022년(195가구)과 비교하면 무려 4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송파구 아파트 외지인 매수 거래 비중(29.2%)도 전년(26.8%) 대비 2.4%포인트(p) 증가했다.

지난해 송파구 다음으로는 강동구(640건), 강남구(572건) 등 동남권쪽에서 외지인의 매입이 많았다. 뒤이어 노원구(562건) 아파트 매입도 많았는데, 이는 재건축이 활발하고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 높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마포구(483건), 영등포구(453건) 순으로 집계됐다.

송파구는 잠실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가 모여있어 거래 물량이 많고, 강남권 중에서도 가격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강남구가 97.204, 서초구96.121, 송파구 93.428 순이었다.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매매 거래가 많았던 아파트도 송파구 가락동 초대형 단지 ‘헬리오시티’(318가구)였다. 이곳은 인근의 잠실동 아파트와 달리 토지거래허가제에 묶이지 않아, 신천동 ‘파크리오’와 함께 송파 아파트값의 기준으로도 여겨진다.

아울러 강남권에 속하는 만큼 교육환경, 투자 가치가 높아 안전 자산으로 여겨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송파구는 투자용인 ‘갭투자’ 또한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22건으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송파구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지난해 들어 44.69%로 저점을 찍은 뒤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2월 46.6%까지 회복했다.

급매물 증가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가령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11월에 17억7500만원(1층)까지 실거래 가격이 내렸다. 해당 가구는 약 두 달 뒤 9억5000만원에 전세 신규 계약을 맺었다. 약 8억원으로 갭투자를 한 셈이다. 파크리오 전용 84㎡도 지난해 1월 17억원(20층)애 고래돼 다음달 8억3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한편 지난해 서울 전체 아파트 외지인 매수 거래 비중도 2022년 22.3%에서 2023년 24.6%로 상승하며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과 집값 바닥 인식에 투자 성향이 강한 외지인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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