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토지주택연구원 연구보고서
거주자 86% “돈 더 낼 수 있다”
53.8% “100만원 이상 낼 수 있다”
해법으로 ‘소음차단자재’ 가장 많이 꼽아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 10명 중 9명은 층간소음을 줄인 아파트라면 분양 시 추가 금액을 더 낼 의지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층간소음이 사회적 문제가 되며 정부는 최근 ‘기준 미달 시 준공 승인 불허’란 초강수까지 뒀다. 이에 건설업계에선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실제 수요자들 입장에선 ‘돈을 더 내더라도 소음 피해를 줄이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읽혀 주목된다.
16일 한국주택토지공사(LH)에 따르면 LH 토지주택연구원은 최근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저감 방안에 따른 비용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 담긴 ‘공동주택 거주자 대상 층간소음 관련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공동주택 거주자 1000명(설문조사기관 표본)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한 결과 88.1%는 층간소음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불편함 수준은 10점 만점에 5.6으로 나타났다. 일반 인식 측면에선 10년 전(3.2, 5점 척도)에 비해 현재(4.2 수준) 사회 전반에서 층간소음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응답자들은 ‘층간소음 저감형 아파트’ 선택에 긍정적이며, 현재 발생하는 층간소음을 평균 58.3는 줄어야 층간소음 저감형 아파트로 인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층간소음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아파트 시공 시 소음 차단 자재 사용’(39.5%), ‘아파트 공간 구성(설계) 변경’(34.5%)을 가장 주요한 해법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층간소음 저감형 아파트 분양에 따른 주택 구매 시, 추가 금액을 부담할 의향이 없다는 답변은 13.7%에 그쳤다. 반면 절반 이상(53.8%)은 100만원 이상 낼 수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5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을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가 19.5%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500만원 이상~1000만원 미만(17.5%), 1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16.1%), 3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50만원 미만(각 13%), 1000만원 이상(3.8%), 금액 무관 부담(3.4%) 등 총 86%의 응답자가 추가 금액을 부담할 의사가 있었다.
연구원은 공공분양주택 바닥구조 유형에 따른 비용 변동도 검토했다. 공동주택 상하층 층간소음은 윗집의 진동에너지가 바닥과 벽 등으로 아랫집에 전달돼 생긴다. 이에 바닥충격음을 차단하려면 충분한 슬래브 두께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콘크리트 슬래브 최소 두께는 210㎜ 이상 설계가 의무화됐다.
비용 분석 결과, 슬래브를 210㎜에서 250㎜로 상향하면 0.43%, 300㎜를 적용하면 1% 증가했다. 기존 구성 재료 중 기포콘크리트를 일반모르타르로 대체하면 0.2% 내외, 고중량 모르타르로 바꾸면 약 0.35% 상승했다. 추가비용은 연구원이 분석한 단지 기준으로 슬래브 두께만 250㎜로 높이면 가구당 평균 125만원, 300㎜로 상향하면 가구당 평균 288만원의 공사비를 추가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임대주택 바닥구조 유형별 비용 변동도 살펴봤는데, 슬래브 250㎜ 적용 시 평균 0.31%가 늘었다.
다만 연구원은 이 같은 공사비 산출은 LH가 시행한 특정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기준으로 삼아, 비용의 변동 수준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바닥충격음 저감 바닥구조 유형에 포함된 일부 구성재료는, 업계에서 단가가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