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소화 평가절하 단행 하루만에 수출세 인상 추진 보도
수출 지탱 콩·옥수수·밀 증세로 외화 부족 해소 의도
경제부 장관 “재정적자 중독에서 벗어나야”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하비에르 밀레이 신임 대통령이 살인적인 물가와 경제난 극복을 위해 ‘극약 처방’을 쏟아내고 있다. 밀레이 정부는 아르헨티나 페소에 대한 50% 평가절하를 단행한데 이어 국가 수출을 지탱하는 곡물 분야의 수출세를 15%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밀레이 정부가 일부 곡물에 대한 수출세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대 대두분 및 대두유 수출국이자 밀, 콩, 옥수수 등의 주요 공급국으로, 밀과 옥수수 수출에 대해서는 현재 12%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외신들은 밀레이 정부가 수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곡물 부문의 세금을 강화함으로써 심각한 외화 부족을 해소하려는 계산이라고 풀이했다. 현지 일간지 라나시온 역시 곡물 수출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밀레이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세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극우 돌풍’을 일으키며 대선에서 승리한 후 지난 10일 공식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세 자릿수 물가 상승률과 마이너스 상태인 외화순보유액, 경기 침체 등 수십년만의 최악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충격 요법’을 취할 것을 거듭 강조해왔다.
밀레이 정부는 출범 불과 이틀 후인 지난 12일 경제 비상사태 해결을 위한 첫 번째 조치를 발표하고, 재정적자 해결의 일환으로 아르헨티나 페소에 대한 50%의 평가 절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인위적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당 400페소로 고정된 환율은 800페소로 조정됐고, 그결과 당일 기준 1070페소에 달하는 비공식 달러(블루 달러) 환율과의 격차도 크게 줄었다.
재정적자를 막기 위한 페소화의 무분별한 발행으로 페소가치가 하락한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떨어진 페소 가치를 공식 환율에 제대로 반영부터 하겠다는 의도다.
이튿날인 13일 비공식 환율은 정부의 페소화 평가절하의 영향으로 전일 대비 45페소 오른 1115페소를 기록했지만, 191%에 달하던 공식 환율과의 격차는 여전히 이날 기준 44%대로 급격히 좁혀진 상태다.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 경제부 장관은 “지난 123년 중 아르헨티나는 113년 간 재정적자를 겪었다”며 “이제는 재정적자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밀레이 정부는 재정문제 해결을 위한 수출품에 대한 각종 증세안은 비상사태 종료와 함께 다시 원상복구 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카푸토 장관은 “이번 비상사태가 끝나면 모든 수출에 대한 세금을 철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는 밀레이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절차 재개를 공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공언해온 서방과의 교류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OECD 본부에 보내는 지난 11일자 서한에서 “회원국 승인을 위한 협상을 적극적으로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이른 시간에 관련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6년 OECD 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으나 2019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취임 이후 관련 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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