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기징역이 타당”
법원 “계획적이고 치밀한 범죄”
무기징역수도 20년간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제도 국회 통과 전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김태업)는 24일 오전, 살인 등 혐의를 받은 정유정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동시에 30년간의 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계획적이고 치밀한 범죄”라며 “피고인(정유정)은 살인을 결심한 뒤 열심히 대상을 물색했고, 사체 손괴 및 유기 계획까지 세웠다”고 판시했다. 정유정은 아르바이트 중개 앱에서 학부모인 척을 하며 과외를 해줄 사람을 찾는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피고인은 성장 과정에서 가족에 대한 원망과 분노, 대학 진학 및 취업 등 계속된 실패에 따른 무력감과 타인의 삶에 대한 동경을 내면에 쌓아왔다”며 “이렇게 쌓인 부정적 감정이 범행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정유정은 19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며 “(나에게) 새 삶을 살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많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과연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체포된 이후 현재까지 보인 모습은 계획적이고 작위적”이라고 지적했다.
단, 검찰의 사형 구형에 대해선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피고인의 성장 환경이 비정상적인 성격을 형성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법 감정상으로도 엄중한 처벌을 내리기에 충분하지만 무기징역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정유정은 지난 5월,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인근 공원 풀숲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정유정은 피해자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하지만 혈흔이 묻는 가방을 의아하게 여긴 택시 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발각됐다.
정유정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지만, 그가 사회로 돌아올 가능성이 원천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상 무기징역수도 20년간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 23세인 정유정은 형이 확정되더라도, 43세 되면 사회로 돌아올 가능성이 생긴다.
가석방 여부는 법원이 아닌 법무부에서 결정하는 사안이다. 법무부는 교도소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범행 수법이나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해 가석방을 결정한다. 실제 지난해 법무부가 발표한 교정통계 연보에 따르면 2012~2021년 연평균 무기수 가석방인원은 10.5명이었다.
현재 법무부가 ‘가성방 없는 종신형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진 못했다.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향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흉악 범죄로부터 선량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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