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PA가 통치해야”
PA 실질적 통치 능력 의문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이후 가자지구 통치를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PA 외무부는 지난달 7일 가자지구 인근 키부츠 음악 축제 중 이스라엘 헬리콥터가 이스라엘 민간인을 폭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가 익명의 이스라엘 경찰을 인용해 제기한 이스라엘 헬기로 인한 민간인 사망 의혹을 중점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다만 첫 보도가 민간인 일부의 사망에 이스라엘군의 책임을 지적한 것과 달리 PA는 민간인 수백명의 사망을 모두 이스라엘군의 잘못으로 몰아세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즉각 영상 성명을 통해 당시 민간인 사망은 하마스의 소행이라며 이스라엘군 연루 의혹에 대해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처럼 PA가 민감한 주장을 별다른 근거 없이 갑작스럽게 내놓은 건 전쟁으로 하마스가 물러난 가자지구를 누가 통치할 것인가를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 이견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앞서 PA는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대표에게 “수천명의 공무원을 동원해 가자지구 통치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두 국가 해법’을 강조하며 “궁극적인 평화를 위해선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가 PA 통치 하에 재통합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PA가 통치하고 있지만 가자지구는 2005년 이스라엘이 철수한 뒤 2007년 하마스가 내전 끝에 PA를 몰아내고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PA 지지에도 PA가 현실적으로 가자지구를 통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최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활동하는 정책연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의 지지율은 20%에 불과했으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PA는 가자지구에 대한 책임을 넘겨받을 능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전후계획에 이견을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1일 TV연설에서도 “어떤 경우라도 가자지구 안보 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며 가자지구를 직접 통치할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아랍권 국가들은 비록 하마스의 군사력은 제거돼야 하지만 그들의 행정·정치력은 가자지구 안정을 위해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정부가 이 지역을 통치하길 원하지만 그 정부가 누구를 포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합의가 되지 않고 있다”며 “PA가 가자기구를 통치할 순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쉬운 대안은 없다”고 지적했다.
오사마 칼릴 시라큐스대 역사학과 교수는 알자지라방송에 “대선을 앞두고 미국은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 책임을 물을 정치적 의지가 전혀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들이 가자지구를 직접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이번 전쟁의 초점을 분쟁 종식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후 가자지구와 관련한 “신선한 아이디어”가 부족한 바이든 행정부가 갈등 해결 대신 갈등 관리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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