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023년 ‘112 우수사례 모음집’ 발간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함께 있는 사람 때문에 통화가 어려운 건가요?”
“삐~.”
한상재 강원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경사는 어느 날 새벽 무응답 신고를 받았다. 말할 수 없는 상황인가 싶어 전화기를 두드려달라 했으나 신고자는 말이 없었고, 신고를 종료하려다 찜찜한 기분에 “전화기 버튼을 눌러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삐~, 삐~”하고 숫자 다이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한 경사는 숫자 다이얼 소리로 신고자 주소, 폭행 피해 등을 확인하고 관할 지구대와 형사팀, 여청수사팀이 총출동해 신고자를 구조했다. 신고자는 남성에게 폭행을 당한 뒤 가해자가 방을 나간 사이 자는 척을 하며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경찰청은 올해 중요 범죄를 해결하고, 범죄 예방·인명 구조에 기여한 112우수사례 모음집을 발간했다. 사례집에는 총 45개의 우수사례가 소개됐다.
김화원 경기남부경찰청 경사는 분당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상황에서 신고자를 보호했다. 지난 8월 3일 김 경사는 “누가 사람들을 칼로 찌르고 도망갔어요!”라며 공포에 사로잡혀있는 신고를 받았다. 신고자는 공포에 사로잡혀 자제력을 잃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상황이었다.
김 경사는 “지금 경찰이 우리의 대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듣고 있고 다수의 경찰차가 출동 중이다”며 신고자의 안심시켰다.
가까스로 진정한 신고자의 말을 기반으로 김 경사는 “나이 불상의 남성, 고글 착용, 식칼 소지, 삭발한 머리, 팔에 문신이 있으며 AK플라자 광장에서 건물 내 2층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 다수의 피해자 발생”이라며 현장 상황을 전파했다.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르는 피의자 최원종(22) 을 피해 신고자는 2층 여성 화장실로 대피했다. 김 경사는 “화장실 문을 잠그고, 봉이나 소화기 등 무기나 방패막이를 들고 있어달라”며 5분동안 신고자를 안심시켰고, 신고자는 무사히 구조됐다.
장난전화로 여겨질 수 있는 112신고를 기지를 발휘한 사례도 있었다. 오연주 울산 울주경찰서 경위는 “엄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신고자에게 엄마인척 말하며 위치를 파악했고, 빠른 수색으로 신고자를 구조했다. 당시 신고자는 협박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발간사에서 “한 해 2000만 건의 신고가 접수될 정도로 위급한 순간 국민이 가장 먼저 찾는 꼭 필요한 존재로 성장했다”며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믿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하고 따뜻한 112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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