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해외 반도체 의존도 줄이기 박차
中·대만 반도체 공장 건설 속도는 둔화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최근 3년간 미국과 유럽, 한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은 자국내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반도체가 단순한 산업을 넘어 각국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집계를 인용해 2022~2024년 전세계에서 착공되는 반도체 공장은 71개로, 3년 전(2019~2021년)과 비교해 25% 늘었다고 보도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019~2021년 8개에서 2022~2024년까지 18개로 2배 넘게 증가했고, 유럽과 중동에서는 같은 기간 6개에서 12개로 늘었다. 이외에 일본은 3개에서 8개, 동남아는 1개에서 7개, 한국도 2개에서 4개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국과 대만은 반도체 공장 착공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착공은 같은 기간 25개에서 13개로 반토막이 났고, 대만도 12개에서 9개로 줄었다.
주요국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위기로 반도체 공급망 확보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반도체 건설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나서면서 과도한 중국 의존이 향후 자국 경제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졌다.
미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2000년 전세계 2%에 불과했던 중국의 반도체 제조능력은 오는 2030년 24%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는 “반도체는 산업 뿐만 아니라 안보에서도 필수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차원의 아낌없는 지원도 반도체 공장 건설붐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통과한 반도체법을 통해 5년간 반도체 산업에 총 527억달러(69조8000억원)를 지원키로 했다. 이중 반도체 생산 투입되는 지원금만 390억달러(51조9090억원)에 달한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 7월 역내 반도체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해 총 430억유로(62조원)의 공공 및 민간자금을 투자하는 EU반도체법을 최종 승인했다.
일본 정부도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구마모토현에 추진 중인 제2공장 설립과 관련해, 건설비용의 최소 3분의 1을 부담하는 등 반도체 공장 유치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일본 정부가 도요타, 소니, 소프트뱅크 등 8개 대기업과 함께 첨단 반도체 산업 부활을 목표로 설립한 ‘라피더스’가 훗카이도 지토세에 공장 기공식을 열기도 했다.
닛케이는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에서 확보하지 않으면 경제활동이 멈춘다는 위기감이 반도체 해외 조달을 줄이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balm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