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매출 단위가 달라지더라고요.”
20년 넘는 시간 동안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해왔다는 A의사는 왜 이제야 진료 과목을 바꿨나 싶다. 큰 기대 없이 타과 진료를 시작했으나, 결과는 매출 급증으로 이어졌다.
‘약 1억원’에 불과한 소아과 의사들의 연봉은 타 진료과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최근 소아과의사회가 개최한 학술대회에서는 ‘보톡스 임상적 사용’이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는데, 소아과 의사들의 미용·성형외과에 대한 관심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소아과의사회는 지난 10일 ‘소아청소년과 탈출(No kids zone)’을 위한 제2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여기서 소아과의사회는 보톡스 임상적 사용이라는 책 약 500권을 회원들에게 나눠줬다. 해당 도서는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의사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미용·성형의 바이블격인 책으로 알려져 있다.
더 이상 소아과 진료를 보지 않으려는 의사들의 특정 진료과목 선호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인 셈이다. 학술대회에 미처 참여하지 못 한 의사 중에서는 소아과의사회에 책을 구해줄 것을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이 뿐만 아니다. 소아과의사회 학술대회는 총 8강좌로 이뤄졌는데, 이중에 소아과 관련한 내용은 ‘그동안 많이 바뀐 예방접종 update’ 1강좌에 불과했다.
나아가 소아과의사회는 향후에 미용·성형 관련 실습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다.
임현택 소아과의사회 회장은 “학술대회에 참가한 소아과 의사들만 500명을 넘었다”며 “이들에게 모두 책을 배포했고, 조만간에는 소규모 단위로 미용·성형 등 실습 위주 교육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의사들이 소아과를 기피하는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연봉’이 꼽힌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원급 의사 연봉은 소아과가 약 1억875만원으로 가장 낮다.
반면, 인기과로 꼽히는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의 경우 피부과 약 3억263만원, 안과 약 4억5800만원, 성형외과 약 2억3210만원이다.
k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