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드라마 시장을 관통하는 세 개의 키워드는 대작사극, 보편성을 뛰어넘은 캐릭터, 스타작가ㆍPD의 귀환이다. 국외에선 ‘차이나 머니’의 유입으로 태어난 대작이 제2의 ‘별그대’(별에서 온 그대)를 꿈꾸고 있다.
‘숙련된 달인’들의 정통사극이 돌아온다. ‘정도전’으로 선 굵은 사극 제작의 내공을 보여준 KBS 1TV는 성애 류성룡의 생애를 담아 김상중이 열연할 ‘징비록’(2월 14일 방송)을 내놨다. MBC에선 장혁 오연서가 출연,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1월 첫 방송을 앞뒀다. 드라마는 고려 건국 초기를 배경으로 태조 왕건의 아들 왕소(광종)과 발해의 마지막 공주 신율의 러브스토리를 담았다. 후속작도 이미 결정됐다. 4월 방영 예정인 50부작 ‘화정’은 선조의 적통 공주인 정명공주가 권력 투쟁 속에서 겪는 파란만장한 삶을 담았다. ‘미생’의 이성민이 한음 이덕형 역을 맡았다. SBS에선 오는 8월 고려 말 이성계와 정도전의 조선 개국의 꿈과 야망을 다룬 ‘육룡이 나르샤’를 라인업에 올렸다. ‘보편적 인간’들을 담아냈던 드라마는 현실을 뛰어넘은 캐릭터로 방향을 전환했다. 뱀파이어와 다중인격체가 드라마의 전면으로 튀어나왔다. KBS2 ‘블러드’(안재현 지진희 구혜선)는 뱀파이어 의사를 내세워 ‘메디컬 드라마’ 안에 판타지를 녹였다.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여의사의 로맨스를 담은 MBC ‘킬미 힐미’는 지성과 황정음을 주인공으로 낙점, 오는 7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중국 절강화책미디어와 팬 엔터가 공동제작, 150억원을 투입한 ‘킬미 힐미’는 ‘차이나 머니’의 한국 드라마 진출을 가시화한 대작이다. ‘인격의 숫자’는 줄었지만 닮은꼴 드라마가 있다.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한 SBS ‘하이드 지킬, 나’는 두 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주인공 현빈이 한지민의 사랑을 받는다. 세 편의 드라마는 모두 한류시장을 겨냥한 작품이다.
배우 못지 않게 스타작가와 PD가 중요해진 시대, 탄탄한 필력을 가진 작가들이 긴 휴지기를 끝냈다. ‘해를 품은 달’의 진수완 작가(‘킬미 힐미’)가 컴백하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의 김은숙 작가가 KBS2 ‘태양의 후예’(4월 방영 예정)로 돌아온다. ‘홍자매’ 홍정은·홍미란 작가는 5월께 MBC 수목드라마 시간대로, ‘태양의 여자’의 김인영 작가는 KBS2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로 돌아온다. MBC ‘화정’은 ‘허준’부터 ‘마의’까지 빅히트를 기록한 김이영 작가, SBS ‘육룡이나르샤’는 ‘뿌리 깊은 나무’를 쓴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작품이다. 대형 기대주는 또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CJ E&M PD가 올해 새로운 드라마로 안방을 찾는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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