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관광객 늘며 매출 회복세

“매출 70% 차지하는 가게도 있어 ”

브로치·할랄인증 한식 인기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히잡을 쓴 한 무슬림 관광객이 브로치를 고르고 있다. 박지영 기자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히잡을 쓴 한 무슬림 관광객이 브로치를 고르고 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김빛나 기자] “렝땅 팅갓(액세서리 2층)! 렝땅 팅갓!”

최근 찾은 서울시 중구 남대문시장. 히잡을 쓴 관광객들이 브로치 쇼핑을 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아딜라(34) 씨는 말레이시아에 있는 어머니와 영상 통화를 하며 브로치를 고르고 있었다. 1000원에서부터 5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브로치 100종 이상이 가판대에 널려 있었다.

이 가게 두 번째 방문이라는 말레이시아인 샤리파(44) 씨는 “엄마, 언니 두 명, 할머니, 사촌언니 주려고 브로치를 5개나 샀다”며 “페이스북 게시물에 올라온 상호와 위치를 기억했다 이번에 한국에 왔을 때 다시 찾은 것”이라고 했다.

무슬림 관광객이 최근 남대문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K-팝 문화가 동남아시아 등 이슬람 문화권에서도 인기를 끌며 코로나 이후 무슬림 관광객이 늘어나면서다. 남대문 시장에서는 무슬림 단골을 개척한 가게부터 무슬림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전문점도 다시 생기를 되찾고 있다.

가게 연매출 70%가 무슬림 관광객으로부터 나오는 가게도 있었다. 남대문종합시장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이슬람권에서 온 관광객이 단골로 부상하면서 코로나19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A씨는 “무슬림 단골들이 해외 구매 대행 서비스를 해주는 등 코로나 시기에도 숨통을 틔워줬다”며 “덕분에 인근 액세서리 가게들은 코로나 시절 빚을 몇 억씩 안고 문을 닫았지만 우리 가게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했다.

최근 한국을 찾는 이슬람권 관광객 수는 중국 관광객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아시아에서 온 관광객은 243만5233명으로, 지난해 대비 741.3%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이슬람문화권인 말레이시아 관광객은 9만8336명, 인도네시아 관광객은 9만1326명이다. 각각 지난해 대비 1572.4%, 293.9%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말레이시아 관광객 증가율은 중국(505.90%) 관광객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용산구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한 한식당도 무슬림 단골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할랄 인증을 받은 소세지로 만든 부대찌개, 불고기 등을 판매하고, 한식 케이터링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현주씨는 “코로나 시기 무슬림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지며 고비도 있었지만, 요새는 관광객이 늘어 원래 매출의 50~60%를 회복했다”고 했다.

무슬림 관광객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도 다시 활기를 찾았다. 중구 명동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3년 전쯤 무슬림 관광객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할랄 음식 전문점으로 업종을 아예 바꿨다”며 “할랄 전문점이 근방에 많지 않아 입소문을 타고 무슬림 관광객이 많이 찾아온다”고 했다. 이 가게에 3번째 방문이라는 브루나이에서 온 하디(24)씨는 “부모님이 한국에 갔다가 추천해줬는데 한국에 올 때마다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종로구에서 의류원단을 팔고 있는 C씨도 주 고객층이 말레이시아 관광객이다. 말레이시아 전통의상인 바주꾸룽을 만들기 위한 옷감을 사러오면서다. C씨는 “겨울 같이 관광객 시즌 때는 한국인들보다 외국인들이 많이 온다”며 “한 명이 한 번 구매할 때 200개까지 사 간 적 있다”고도 했다. 김빛나·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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