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받쳐줄 구세주는?
“가장 힘든 시기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친구.”
홍콩상하이(HSBC)은행 최근 보고서는 금에 대한 중국의 관계를 이렇게 정의 내렸다.
지난해 국제 금값은 28%나 대폭락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금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대세다. 하지만 지난주 현물시장에서 금값은 2% 상승했다. 구세주는 중국판 복부인으로 불리는 ‘중궈다마(중국 아줌마)’였다. 지난 1일 베이징의 귀금속상가 차이바이(菜百)는 문을 연지 한 시간 만에 1000만위안(약 17억3500만원)어치의 금이 팔렸다. 이날 차이바이 등 17개 귀금속상가에서 팔린 금은 2억위안 정도로 집계됐다.
상하이디이바바이반(上海第一八佰伴)에서도 한 시간 만에 400㎏의 매장 내 금이 동이 났다. 같은 시기 난징(南京)시의 귀금속 상가 매출은 100만위안을 넘기며, 전년 동기 대비 20%를 웃도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ㆍ설)를 앞두고 중국의 금 수요는 한동안 더 늘어날 예정이다. 여기에다 결혼 시즌을 맞이하면서 예물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혼수로 보통 수천만위안에서 많게는 수만위안이 넘는 귀금속을 구입한다. 골드바 가격이 g당 기존 350~400위안에서 최근 295위안으로 떨어지면서 예물수요를 한층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값이 떨어지자 중국의 금 소비가 1000t가량으로 전년 대비 29% 늘어난 점을 감안할 때 금값이 계속 떨어지면 오히려 중국인들의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중궈다마는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이유로, 물가 상승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골드바에 열광하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인도,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의 금 전망은 월가만큼 비관적이지 않다.
HSBC는 인도정부가 금 수입제한을 완화하면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는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 완화를 위해 수입관세를 2%에서 10%로 인상해 금 수입을 제한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밀수를 부추기고 정부 세수가 감소하면서 수입 제한령 해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금을 사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오는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상대적인 고가 자산인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1989년 최초로 소비세(3%)가 도입됐을 때 금 사재기 열풍이 일었던 점을 상기시켰다. 당시 일본은 연간 300t을 수입하는 ‘금 수요 대국’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4월 현재 5%인 소비세를 8%로 올릴 예정이다. 국내총생산(GDP)의 250%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2015년 10월에는 2차 인상(8→10%)이 예고돼 있다. 소비세율이 인상되면 금에 부과되는 세금도 함께 상승해 금 매입가격은 올라가게 된다. 신문은 “귀금속 업계가 소비세율 인상 전 갑작스런 수요를 상정해 올 초부터 재고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