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팝 홈페이지]](https://wimg.heraldcorp.com/content/default/2023/04/24/20230424000731_0.jpg)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지금 이 여성이 들고 있는 건 바로 침대 프레임이다. 침대 프레임은 건장한 성인 남성도 쉽게 들지 못한다. 하지만 사진 속 여성은 홀로 거뜬히 침대 프레임을 옮기고 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비밀이 보인다. 이 프레임은 사실 나무 재질이 아니다. 바로 종이다.
이사가 잦은 1인 가구엔 특히 유용할 수 있다. 침대, 책상 등도 홀로 움직일 수 있고, 다 쓰고 버리더라도 90% 이상 재활용되니 환경에도 좋다.
종이 가구를 만드는 스타트업 페이퍼팝은 박대희 대표(37)가 식품 포장재 회사에서 일하다 찾은 아이디어다. 박 대표는 포장재로 사용하는 종이가 꽤 좋은 품질을 갖고 있는데 한 번만 쓰고 버려지는 것이 아까웠다고 한다. 이 종이를 이사가 잦은 1인 가구나 자취생을 위한 가구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해 2018년 창업했다.
박 대표가 강조하는 종이 가구의 장점은 우선 가볍다는 것. 종이로 돼 있기에 여성 혼자서도 책장, 책상을 어렵지 않게 옮길 수 있다. 페이퍼팝 온라인몰에 소개된 종이 책상의 경우 무게가 4㎏ 정도. 다른 제품들도 대부분이 5㎏ 내외다.
![페이퍼팝이 제작한 종이 가구[페이퍼팝 홈페이지]](https://wimg.heraldcorp.com/content/default/2023/04/24/20230424000732_0.gif)
종이로 만들어져 약할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구로서 손색이 없을 만큼 튼튼하다. 페이퍼팝 가구는 골판지가 원료지만 일반골판지(3㎜)보다 2배 이상 두꺼운 8㎜다. 여기에 격자구조로 튼튼함을 더했다. 페이퍼팝에서 만든 침대 프레임은 300㎏의 무게도 견딘다고 한다.
종이로 만들어 저렴하다. 기존 가구의 10분의 1 수준이다.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책장은 2만원 정도. 가장 비싼 침대 프레임도 9만원이면 살 수 있다.
대학생 A(24)씨는 “친구들과 한강공원이나 야외 콘서트에 갈 때 챙겨가곤 한다”며 “가볍고 디자인도 예뻐서 지나가던 사람들이 이거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종이지만 물에도 강하다. 발수코팅 처리로 물을 튕겨낸다. 물이 묻으면 수건 등으로 닦아내기만 하면 된다.
![페이퍼팝이 제작한 종이 가구[페이퍼팝 홈페이지]](https://wimg.heraldcorp.com/content/default/2023/04/24/20230424000733_0.jpg)
![박대희 페이퍼팝 대표['GREEN WITH 유' 유튜브 화면 갈무리]](https://wimg.heraldcorp.com/content/default/2023/04/24/20230424000734_0.jpg)
무엇보다 종이라는 점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박 대표는 “제품의 95%가 재활용되고 있다”며 “가장 재활용이 쉬운 크라프트지를 사용하는데 표백되지 않은 크라프트 펄프는 잘 찢어지지도 않고 따뜻한 색이어서 인테리어적으로도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종이 가구는 버리더라도 또 다시 재활용되는 비율이 높고 땅에 묻어도 생분해가 된다고 강조했다.
페이퍼팝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페이퍼팝이 종이 가구로 폐기 자원 절감한 양은 1065톤에 이른다. 지난 해 서울에서만 연간 1000톤의 가구가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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