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신생국에 불과했던 미국을 오늘날 세계 최대 강국으로 만들었을까?”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간 조기 유학생의 머리에 이러한 궁금증은 쉽게 떠나질 않았다.
27년의 세월이 흐른 후, 그 소년은 법학도를 거쳐 12년째 미국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나름 그 답을 찾았다.
그것은 미국이 일찌감치 삼권분립식 민주법치 시스템으로 국가의 ‘통치 매뉴얼’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적어도 법학도 시각에서 봤을 때, 이 매뉴얼 덕분에 왕정시절 유럽 열강보다 한발 앞서 좀 더 효율적인 국가 시스템을 갖춰 오늘날 미국을 만들 수 있었다고 결론 내린다.
손경락 미국 뉴욕주 형사법원 수석변호사는 이러한 의문에서 출발해 최근 미국법을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바이링구얼 뉴욕 손변의 재밌는 미국법 이야기’를 출간했다.
저자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재미교포들이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려면 법치원리를 체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만난 상당수 교민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은 물론, 헌법과 수정헌법, 대배심과 소배심의 차이와 같은 기초 법률지식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한다.
더욱이 사법부 우위의 미국식 삼권분립과 총기보유, 여성의 낙태권, 미란다원칙, 경찰의 면책특권과 플리바게닝 등 좀 더 깊은 법 영역으로 들어가면 어렵고 복잡할 수 밖에 없다.
법언에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저자는 우리 교민들이 법을 잘 몰라 불이익이나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작은 일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손 변호사는 미국 교민들이 많이 읽는 미주 한국일보에 격주마다 법률 칼럼 기고를 자원했다. ‘손경락의 법률 칼럼’이란 고정 코너가 만들어진 것도 벌써 4년째다.
법률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글을 쓴 흔적이 곳곳에 느껴진다. 그렇게 쓴 칼럼이 90편 쌓이면서, 이를 추려 한국에서 출판키로 용기를 낸 것이다.
그의 이러한 결심에는 아버지의 ‘밥상머리’ 말씀이 결정적이었다.
평생 공직에 몸담았던 저자의 아버지가 “나중에 성공하게 되면 네가 잘 나서가 아니라 사방에서 너를 도와줬기 때문에 성공한 것으로 알아야 한다” 면서 “그 과실은 꼭 고국과 주변에 나눠야 한다”는 가르침에 조금이라도 보답하자는 마음이었다.
이 책은 미국의 기발한 법리와 사법제도에서부터 경제, 사회, 의료방역, 교육, 정치. 언론 등 다양하고 역동적인 미국 사회에 법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모든 칼럼마다 영어번역을 추가하고 원어민 성우의 녹음까지 곁들여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칼럼 스토리로 익힌 영어는 오래 기억되는 법이고, 이를 출퇴근 시간에 리스닝 교재로 활용된다면 미국도 알고 영어도 익히는 ‘입체적 공부법’이라는 것이 저자의 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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