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관상가 직접 찾아가보니

“ A씨 40대까지 고생 많이 할 것” “ 김택진 대표 돈 많이 벌어들일 相” 관상가 2명 대체로 잘 읽어내

“운세 의존말고 지혜로운 대응을” 관상가 사주결과에 대한 조언도

관상,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관상을 믿는 사람들은 관상학을 개체학과 같은 ‘과학’이라 표현한다. 일부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관상가를 대동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독일 철학을 완성한 헤겔은 “외모나 표정이 인간의 실상을 나타낸다고 억지 주장을 일삼는 사람에게 따귀를 후려치는 것이 나을 듯 싶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믿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논쟁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을 보면 전혀 터무니없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실제로 관상가들은 사람의 얼굴을 보고 어떻게 해석할까. 본지 영리포트팀은 지난 주말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의 사진을 들고 서울 명동과 삼청동에 있는 관상가를 찾아갔다. 물론 사진 속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A(52)씨는 2012년까지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진 적이 없는 사람이고, 다른 한명은 1조원대의 자산을 가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47)다. 김 대표의 경우 성공한 사업가지만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섭외했다.

과연 관상가들은 두 사람의 얼굴을 보고 똑같은 해석을 내놓을까. 또 두 사람의 인생역정을 잘 읽어낼 수 있었을까.

삼청동에 있는 궁합이야기 이헌 대표는 A씨 사진을 보자마자 글을 읽듯 술술 풀어낸다.

“심하게 말해면 노숙생활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사람은 젋었을 때 건강이 너무 좋지 않았어요. 알코올이나 약물에 의존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생각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눈썹의 경우 끝이 흩어져 있어 추진력이 아쉽습니다.”

이 대표는 이어갔다. “하지만 50대를 주관하는 광골(광대뼈)이 두드러지고 코끝에 빛이 감돌고 있어요. 50대가 되면서 조력자가 생겼습니다. 50대의 운은 나쁘지 않습니다.”

김택진 대표에 대해서는 A씨와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놨다.

“사진이 잘 나온 사진이 아니라서 사진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이마가 굉장히 좋습니다.”

관상가는 사진을 돌려보면서 운 풀이를 했다.

“이 분은 이마가 좋아 20대에 관운이 따르거나 창업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같이 간(肝)을 엎어 놓은 상의 이마입니다. 창업을 하게 되면 인터넷 통신, 방송 쪽과 관련된 일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코는 대나무를 절반으로 쪼갠 것 같이 오똑한데, 돈을 많이 벌어들일 상입니다.”

관상이 어느 정도 맞게 떨어지면서 ‘혹시 김 대표의 얼굴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사진의 한계일까. 기혼인 김 대표를 미혼으로 점쳤다.

“사진 한장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여자한테 인기는 많을지 몰라도 아직 결혼은 안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관상가의 평가는 어떨까. 명동에서 10년째 사주와 관상을 보고 있는 안준범 도사를 찾아갔다. 똑같이 A씨의 사진을 먼저 내밀었다.

“이 분은 40대까지 고생을 많이 할 상입니다. 얼굴에서 재물 쪽으로는 굴곡이 많이 있고, 가족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안좋은 무엇인가가 보입니다. 악상으로 인상 자체는 안좋게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 안좋은 일을 하느냐 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헌 대표의 해석과 비슷했다. 안 도사는 이어갔다.

“이분은 얼굴이 길고, 팔다리도 긴 것이 학자나 평론가를 해야될 상입니다. 책을 가까이해야 악을 멀리할 수 있습니다. 50대의 운은 나쁘지 않습니다.”

곧바로 김택진 대표의 사진을 내밀었다. 안 도사는 김 대표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안 도사에 따르면 얼굴관상은 크게 목형(역삼각형), 화형(삼각형), 토형(마름모), 금형(사각형), 수형(둥근 모양)이 있는데 김 대표의 얼굴은 토형과 금형을 섞어놓은 상이고 팔ㆍ다리가 짧은 오단이다.

“토형과 금형이 섞여 있는 상은 재물운이 많습니다.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나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토금형의 얼굴입니다. 타고난 부의 수준이 상상을 초월하는 관상이죠.”

안 도사는 관상이나 사주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관상이나 사주를 자주 보는 사람은 결국 운세에 풀이된 삶만 남고 자신을 잃어가게 됩니다. 운세가 좋게 나왔다면 그 일에 더욱 매진하고 나쁘게 나왔다면 그 일을 경계하는 방식으로 지혜롭게 대응해야 합니다”

박병국ㆍ서지혜ㆍ박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