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한 맘카페에 올라온 '고시원 모녀'의 글
수원 한 맘카페에 올라온 '고시원 모녀'의 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전세 사기를 당해 한 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살던 모녀가 맘카페 회원들의 따뜻한 온정의 손길에 삶의 희망을 되찾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수원 지역 한 맘카페에는 '나의 슬픔이 모든 이의 슬픔이 아닌건 저도 압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남모 씨는 자신이 40대 여성이며 고등학교 1학년 딸과 한 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3달째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 씨는 11년 전 남편과 이혼한 후 딸을 홀로 키웠고, 전 남편으로부터는 양육비를 못받아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했다고 한다. 그는 신장병을 앓고 있어 직업도 가질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 씨는 최근에는 설상가상으로 전세사기까지 당하게 됐다. 또 "가까운 가족이란 사람들에게 갖고 있던 현금까지 전부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게 싫어 시골에서 6개월간 은둔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남 씨는 그러던 중 '이러다 딸까지 망치겠다'는 생각에 딸의 고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자 18년간 살았던 수원으로 다시 올라왔다고 한다.

남 씨는 "가진 게 없으니 다 큰 딸 데리고 한 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쪽잠 자며 살고 있다"며 "고시원 비용과 아이 고등학교 입학 준비를 하고 나니 주머니에 단돈 1만1000원이 남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금 먹는 게 고시원에서 제공되는 쌀밥과 김치, 단무지, 콩자반, 무말랭이가 전부다. (그나마) 없으면 못먹는다"라며 "계속 뭐가 먹고 싶다고 말하는 딸을 보니 부끄러움, 울컥함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나는 엄마니까 부끄럽더라도 뭔가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남 씨의 사연에 맘카페에는 도움을 주겠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주민센터의 복지 제도를 안내하거나 남 씨를 응원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밥주걱, 프라이팬, 생리대, 스타킹 등 생필품을 들고 남 씨가 살고 있는 고시원을 직접 방문한 이웃도 있었다.

남 씨는 "살면서 누군가한테 이렇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못 받고 살았다"고 말했다. 남 씨의 딸도 "도와주신 거 꼭 잊지 않고 세상에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