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샤 크립초바(19) [연합]
올레샤 크립초바(19)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러시아의 한 10대 소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가 '테러리즘 정당화' 등 혐의로 감옥에 갈 처지에 놓였다.

29일(현지시간) CNN 방송·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 출신의 올레샤 크립초바(19)는 지난해 10월 SNS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썼다.

크립초바는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하고 테러리즘을 정당화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러 당국은 크립초바에게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탈레반 등과 같은 테러리스트·극단주의자 명단에 올렸다. 크립초바가 인스타그램에 지난해 10월 발생한 크림 대교 폭발과 관련한 게시물을 쓰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크립초바는 러시아군 명예 훼손 혐의도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SNS인 VK에서 전쟁에 비판적인 내용의 게시물을 공유했다는 것이다.

크립초바는 현재 부모 집에 가택 연금된 상태다. 발목에는 24시간 움직임을 추적하는 전자발찌가 채워졌다. SNS 등을 통해 온라인상 타인과 소통도 할 수 없다. 크립초바는 원래 아르한겔스크주에 있는 북방(북극)연방대학교(NArFU)에 재학 중이었다.

크립초아 어머니 나탈리야 크립초바는 지난해 12월26일 러시아 경찰이 딸과 남편이 사는 아파트로 쳐들어가 이들을 엎드리게 한 후 대형 망치로 위협하며 "이는 와그너 그룹이 보내는 인사"라고 말하는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와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군을 돕는 러시아 민간 용병 회사다.

[CNN]
[CNN]

CNN은 크립초바의 발목에 채워진 전자발찌 사진을 공개했다.

다른 쪽 발목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이 거미 다리와 함께 붙여진 그림과 함께 '빅 브라더가 당신을 감시하고 있다'(Big Brother is Watching You)는 문구가 쓰였다고 했다.

크립초바는 곧 열릴 재판에서 테러리즘 정당화 혐의로는 최대 징역 7년, 러시아군 명예 훼손 혐의로는 최대 징역 3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크립초바 변호인은 설명했다.

크립초바 측은 벌금 정도로 이번 일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정치인 알렉산더 노비코프는 한 방송에서 "크립초바를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보내 병사를 만나게 해야 한다"며 "전투 중 전사한 군인의 무덤도 방문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크립초바를 '멍청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