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 누설 공무원 처벌 강화…알권리 막는 특정비밀보호법 발효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고문 보고서 공개로 과거를 직시한 것과 달리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특정비밀보호법’ 강행으로 우경화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시행되는 특정비밀보호법은 국가 안전보장에 관련된 주요 정보를 누설한 공무원 등에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다.
정보를 누설한 공무원과 민간업자는 최대 징역 10년에 처해진다. 기존의 국가공무원법보다 처벌기간을 10배 늘리는 것으로, 언론인을 포함해 정보 유출을 부추긴 사람도 징역 5년까지 처벌할 수 있다.
비밀 지정 기간은 원칙적으로 5년이면 해제되지만 장관들의 판단에 따라 3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내각 승인을 받으면 60년까지 연장할 수 있고, 암호 등은 예외적으로 60년 이상 지정할 수 있다. 사실상 특정비밀에 대한 빗장을 풀지 않겠다는 의미다.
아사히신문은 “특정비밀보호법 발효됨에 따라 그동안 ‘특별관리비밀’로 지정됐던 47만1000건의 기밀이 자동으로 ‘특정비밀’로 이행된다”고 전했다.
특정비밀보호법이 발효되자 일본 내에서는 국민의 알권리 침해와 언론에 재갈 물리기라는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법률 시행 하루 전날인 9일 총리공관 앞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집결해 특정비밀보호법 철회를 요구했다.
일본신문협회와 문인단체인 일본펜클럽은 “압제국가로의 복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본펜클럽은 “정부가 군사정보는 물론 어떤 곤란한 정보도 임의적인 방법으로 감출 수 있게 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과 민간업자의 인권침해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밀법 취급 적성평가가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국가 비밀 취급 공무원은 6만5000명, 방산관련 민간업체 30개사의 취급자는 3300명으로 추산됐다.
28페이지에 달하는 적성평가 설문지의 질문 항목은 스파이 활동과 테러와의 관계 이외에도 범죄기록과 약물남용, 정신질환은 물론 술버릇과 대출금까지 세세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또 여행경력과 병력 등은 관련기관에서 정보 조회도 가능하다.
소가베 마사히로 교토대 교수(헌법학)는 “비밀 지정의 남용을 방지하는 구조가 지나치게 약하다”고 지적했다.
☞특정비밀보호법=일본 국가기밀 누설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법안. 2007 년 이지스함 정보 유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12월 통과된 이 법안은 ▷방위 ▷외교 ▷스파이 활동 ▷테러 방지 4개분야 55항목 중 공표할 경우 안 보에 현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정보를 특정비밀로 지정하고 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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