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브라질 수출품목을 보면 전자기기, 기계류, 일반차량, 합성수지, 의료용품이 1~5위까지 자리 잡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1990년대 초 전자제품공장을 건설하면서 본격적으로 브라질에 진출했으며, 2010년대 초 자동차·자동차부품, 철강, 의료기기 등으로 제2의 브라질 수출·투자붐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 원유·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하락과 부패수사 등 정치권의 혼란 가중으로 인해 브라질 경제는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2013년에 376만대에 달했던 브라질 자동차 등록(판매) 대수는 2021년 211만대까지 줄어들고, 이 기간 수입차량 등록 대수는 70만대에서 무려 25만대로 감소했다. 그리고 브라질 1인당 연간 철강소비량은 2016년 93kg에서 2021년 122kg으로 소폭 늘었지만 한국(1120kg), 중국(694kg), 일본(504kg)의 1인당 철강소비량에 비하면 크게 뒤지는 수준이다.
우리 기업들이 브라질에서 지속 성장하려면 새 동력을 찾아야 한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역량을 갖추고 있으면서 브라질에서 유망한 분야로 ‘그린수소’가 떠오른다. 우리 기업들은 자동차·선박·기차 등 모빌리티 연관 수소기술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수소 생산·저장·운송·발전 등 인프라 기술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정부도 앞장서 그린수소 생산·연구·수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브라질은 최적의 그린수소 생산지로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은 해안선 길이가 7491㎞에 이르고 풍량 및 일사량이 좋아 풍력 및 태양광발전에 적합하다. 토탈에너지스(Total Energies)와 셸(Shell) 등 글로벌 에너지기업은 해상풍력발전소와 수전해설비 건설을 연계한 많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 환경·천연자원관리국(IBAMA)은 올해 4월까지 54개(설치용량 133GW)의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환경평가요청서가 접수됐다고 발표했는데 상당수는 그린수소 프로젝트와 연계돼 있다.
브라질 북동부 해안의 세아루주(州)는 올해 11월까지 23개 글로벌·브라질 기업들과 그린수소 생산·유통협력 MOU를 체결했다. 리우데자네이루·페르남부쿠·바이아주도 그린수소시설 유치에 적극적이다. 브라질 화학기업 우니겔(Unigel)은 2023년 말에 브라질 첫 정식 그린수소 플랜트를 바이아주의 카마사리공단에 건설할 예정이다.
한국 기업들은 아직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전문기관들은 2030년께 브라질 그린수소 생산원가가 kg당 1~2달러로 감소해 경제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생산된 그린수소는 브라질 모빌리티·발전·비료·제철 등의 산업에 공급할 수 있고 나아가 유럽, 미국 등으로 수출할 수도 있다. 우리 기업들은 브라질 정부기관 및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그린수소 밸류체인 내 입지를 다질 필요가 있다. 브라질의 정부와 기업들은 한국의 수소산업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브라질의 중견 건설기업 회장이 무역관을 방문해 그린수소기업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새해에는 많은 우리 기업이 브라질 그린수소산업에 적극 진출해 ‘브라질 드림’을 이루기를 기원한다.
신재훈 코트라 상파울루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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