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남편의 오랜 외도로 힘들어하던 여성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남겨진 어린 아이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엄마를 죽음으로 내몬 상간녀를 새엄마로 여기고 살아가야 할 상황이다.
14일 방송된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석 달 전 언니를 잃은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상간녀가 조카들의 새엄마가 되는 것만은 막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A씨는 방송에 보낸 사연에서 "언니는 5~6년을 형부의 외도에 시달리며 우울증이 심했다"라며 "형부는 결혼 초기부터 다른 여자를 만났다. 결혼 전에 사귀던 여자라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더 대범해졌다"라고 밝혔다. 그는 "형부는 며칠씩 집에 안 들어오는 날이 많았고 상간녀도 점점 뻔뻔하게 '남편 관리나 잘 하라'며 언니를 조롱했다"라며 "한 번은 언니가 상간녀 회사에 찾아가 상간녀를 때렸고, 이 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이런 조카들을 상간녀가 키우게 될까 걱정"이라며 "상간녀가 새엄마가 되고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이 사실을 알면 그 충격 또한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부모가 아이들을 키울 방법이 있는지, 언니를 대신해 상간녀와 형부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 등을 물었다.
자녀 위한 것 인정되면... 양육자 변경 청구 가능
강효원 변호사는 A씨의 부모가 법원에 친권자 및 양육자 변경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민법 909조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4촌 이내의 친족의 청구로 친권자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실제 과거에 조부모가 양육을 했다거나 친권자인 부모가 자녀를 제대로 양육하지 않는 경우 조부모가 친권자로 인정된 경우가 있다.
강 변호사는 "현재 형부가 조카들의 단독 친권자가 되어 있는 상태라서 외조부모인 A씨의 부모님은 사위를 상대로 친권자 변경 및 미성년 후견인 심판 청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여전히 그 여성을 만나면서 외박을 하고 집에 안 들어오는지, 아이들을 방치하는지, 상간녀와 자녀와의 관계 등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또 재혼할 여성이 부정행위의 상대방이었다는 점을 법원이 안 좋게 볼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소송 과정에서 진행되는 가사 조사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 변호사는 "조부모가 양육을 원한다면 경제적인 부분이 어떤지 가사 조사관이 확인할 것 같고, 양육 환경이 어떤지도 볼 것 같다"며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아이들의 의사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상간녀와 형부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은 쉽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불법 행위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 청구권은 피해자의 상속인인 남편과 자녀가 행사할 수 있는데, A씨는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조카가 아버지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겠지만 법원에서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 변호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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