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처리 시한 하루 전, 협의 진전 없어

15일 민주당 ‘감액 예산안’ 제출 가능성↑

법인세·소득세·월세공제 등 차제 부수법안도 마련

김진표 국회의장(왼쪽부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해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왼쪽부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해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예산 편성권이 없는 야당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감액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을 불과 하루 남인 14일에도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면서 정부 예산안에 대한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해온 ‘3대 감세안’도 야당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예산부수법안에 담겨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별도의 회동을 하지 않은 채 협상교착의 원인을 서로에게 돌리는 여론전에 열중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초부자 감세' 논리에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기업의 부담을 줄여줘야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우리 아이들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경직되게 협상에 나오는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이라며 "삼권분립의 경기장에서 '레드카드'를 받을만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양보할 차례다. 오늘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길 바란다"며 "끝내 '윤심'(尹心)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 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하겠다"고 경고했다.

여야의 예산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국민의힘의 ‘정부 예산안’과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각각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국회 과반의석(169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유리하다.

‘감액 예산안’의 세입과 관련해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 줄 예산부수법안 역시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마련해 둔 상황이다. 감액 예산안을 표결로 처리할 경우 자체 예산부수법안 역시 표결을 통해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예산부수법안의 핵심 내용은 중소·중견기업 법인세 및 저소득층의 소득세 부담 완화, 월세 세액 공제 확대 등이다.

우선 법인세와 관련해 5억원 이하 기업의 세율을 10%로 낮추고 3000억원 이상 기업의 세율은 기존 25%로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여당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까지 낮추고 과표구간을 단순화하는 세제 개편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종합소득세와 관련해서는 6% 세율이 적용되는 소득세 과세표준 1200만원 이하 구간을 1500만원까지 늘려 세율이 낮은 구간의 납세자를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월세세액공제 상향 조정안의 경우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월세 새액공제율을 현행 10%에서 15%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인세 아래 구간에 대해서 정부도 반대하지 않고, 근로소득세 과세표준을 (정부안보다)100만 원 더 올리는 것은 다수 국민들에게 혜택이 많은 것”이라며 “월세공제와 관련해서도 300억 정도의 세수 감소 효과밖에 없고 다수의 힘 없는 국민들에게 도움되는 법을 (정부가)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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