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보이스 균열 조짐… 정진상 구속 여부 분수령

당 일각 “李 사법리스크 지적할 것… 문제인식 의원들 있다”

당 중론, “정부여당과 대립 국면, 당 결집 우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의 국가책임과 재난안전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이상섭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의 국가책임과 재난안전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정진상 실장이 구속되면 문제제기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민주당의 대(對) 검찰 ‘원 보이스(one voice)’ 원칙에 균열 조짐이 감지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최측근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다. 정 실장의 구속 여부는 18일 늦은밤 또는 19일 새벽께 결정된다. 이 대표의 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 실장마저 구속될 경우 ‘봉합’ 상태였던 ‘친문(文)-친명(明)’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17일 정치권 및 검찰 등에 따르면 정 실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1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정 실장에 적용된 혐의는 특가법상 뇌물 및 증거인멸교사 등 모두 4가지다. 정 실장은 지난 15일 검찰에서 14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고, 검찰은 이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례적으로 빠른 영장 청구다.

검찰의 신속한 영장 청구에 민주당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정 실장은 1990년대 중반 이 대표가 성남 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인연을 맺은 뒤 각종 선거와 성남시·경기도·민주당에서 이 대표의 최측근 보좌역을 맡았던 ‘복심 중 복심’으로 꼽힌다. 이 대표 스스로 “측근이라면 김용, 정진상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김용은 이미 구속됐고, 정 실장마저 구속된다면 이 대표는 정치적 타격은 물론 사법적 타격까지 받을 것이 자명하다.

정 실장의 구속 여부에 이 대표의 ‘운명’이 걸렸다는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일단 민주당 내에선 최근까지의 검찰 수사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검찰을 비판하는 기류가 강했다. 검찰이 이 대표 측의 ‘수뢰’에 대해 ‘대선자금’이라 규정한만큼, 이 대표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선을 뛰었던 민주당 전체가 수사 대상이 됐다는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서해피격’ 사건 등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친문계’와 ‘친명계’가 모두 검찰의 잠재적 수사대상이 되면서 민주당 내에선 검찰 수사 양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주류였다. 그러나 정 실장마저 법원이 발부한 영장으로 수감될 경우 결백을 주장하던 이 대표는 정치적 최대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당 내에서도 정 실장 구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최측근이 구속되면 지금처럼 의원들이 조용히 있어선 안된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는 의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구속 여부에 따라 당내에서 지금과는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아직은 신중론이 대세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및 정부예산 심사 등 정부 여당과의 대치 국면에서 일단은 이 대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는 설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전히 이 대표가 범죄 혐의와 무관하다는 신뢰가 많고, 당장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사안들이 많은 상황에서 힘을 더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라고 말했다.

여기엔 검찰이 청구했던 정 실장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한차례 기각된 바 있고, 검찰이 작성한 압수수색 영장에 정 실장이 '이재명이 운영하는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으로 일했다'는 팩트가 틀린 사실관계가 적시돼 있는 등 검찰이 예상 밖으로 다소 허술한 점이 많다는 것도 민주당이 정 실장 영장 기각을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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