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돈의문(敦義門)은 서대문(西大門)이라고도 한다. 돈의문은 흥인지문(동대문), 숭례문(남대문), 숙정문(북대문) 등 조선시대 4대문중에서 유일하게 복원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인 1915년에 일제에 의해 도로 확장과 전차 부설을 핑계로 철거된 돈의문의 위치는 경의궁터에서 독립문쪽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쯤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나마 정동 경향신문사 건너편에 돈의문박물관마을이 있어 사라진 돈의문을 추억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돈의문밖은 경기도다. 경기도청에 해당하는 경기감영이 적십자병원 자리에 있었다. 한양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만큼 주변에는 갖바치나 장사꾼들이 많았다. 독립문 영천시장의 근원과 역사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흥인지문(동대문) 밖이 죽음(묘지)과 농사(선농제)의 공간이라면 돈의문(서대문)은 외국으로 통하는 길이었다. 조선시대 명나라와 청나라의 사신을 영접하던 모화관도 현저동에 있었다.
요즘 ‘체험형 박물관마을’ 종로구 돈의문마을에 가보면 특별한 공연이 열려 이 지역의 과거 향취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서울의 근현대 100년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문화공간으로, 세대를 아우르며 세대간 소통의 소재를 제공하고 있다. 도심속 시간여행 공간으로 적합한 이 곳에서 서울시가 오는 12월 2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8시에 ‘백년의 밤’을 개최하고 있다.
관객이 직접 배우가 되고, 마을 전체가 무대가 되는 ‘장소특정형 관객참여 공연’이다. 관객은 공연을 보는 동안 무려 9회나 이동한다. 마을마당-돈의문역사관-삼대가옥-돈의문구락부-스코필드기념관 앞 골목-새문안극장-삼거리이용원 앞 골목-돈의문의상실-작가갤러리-마을마당로 동선이 이어진다.
관객은 이동하면서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져 파티에 참여하거나, 패션모델이 되어 런웨이를 걷는 등 공연에 직접 참여한다. 공연마다 5명의 배우와 15명의 관객이 함께 하는데, 관객이 극의 일부가 되는 실험적인 공연이라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
‘백 년의 밤’ 공연은 ‘서울 100년의 이야기’를 테마로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연을 만들어, 서울을 시민과 예술이 일상 속에서 가깝게 호흡하는 ‘시민문화향유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고즈넉한 밤, 마을 전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돈의문박물관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다.
공연은 박(博), 문(門), 영(影), 세 남녀의 사랑과 우정이 담긴 이야기를 통해 서울의 지난 50년의 기억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서울 50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내용으로 펼쳐진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성장과 함께 시작되는 그들의 모험을 보면서 관객들은 돈의문박물관마을의 골목, 극장, 광장 등 여러 공간을 특별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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