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 마약에 중독된 A씨 인터뷰
“모르고 피운 대마초, 나중엔 코카인까지”
“내성에 쾌락 못 느껴 허탈감에 목매달아”
“마약 시작, 인생의 끝…죽고 싶다면 해라”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이거 한 번 피워볼래?”
2019년 동네 형이 건넨 대마초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A(22)씨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간 씨앗이었다.
27일 헤럴드경제는 청소년기에 마약에 빠져 목숨까지 잃을 뻔했던 A씨와 전화인터뷰를 했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몇 차례나 마약 투약 욕구가 치솟고 있다며, 마약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현재의 심경을 털어놨다.
A씨는 마약에 호기심이 있던 학생이 아니었다. A씨는 “그 형이 아무 말 없이 대마초를 건넸다. 처음에는 담배인 줄 알고 피운 것”이라며 “그전까지는 마약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호기심에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몇 차례 대마초를 더 접하고 난 뒤 A씨는 마약에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중독됐다. 학생 신분에 금전적으로 대마초를 구할 수 없게 되자 그는 직접 재배해 판매하기까지 이르렀다.
A씨는 “대마초를 키우는 방법은 구글 검색을 하면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 있었다”며 “키운 대마는 직접 피우기도 하고, 나중에는 판매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마초를 피우고 직접 재배해 판매까지 한 혐의로 A씨는 스무 살에 경찰에 검거돼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모친이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마약을 끊지 못했다. 오히려 더 강한 마약을 찾으며 상황은 악화됐다.
A씨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마약은 대부분 해본 것 같다”며 “펜타민과 엑스터시를 같이 하기도 하고, 이마저도 재미가 없어서 코카인을 하고, 해외에 가서 필로폰과 순수 엑스터시인 몰리라는 마약까지도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두 차례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A씨는 “한 번은 마약을 투약하고 아파트에서 투신하려 했고, 또 한 번은 정신병원 입원 중 목을 맸다”며 “겨우 살아났지만 당시에는 죽어야만 끝난다는 생각이 강하게 지배했다”고 말했다.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은 마약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마약 내성으로 더는 마약으로 쾌락을 느끼지 못하는 허탈감이 컸다.
그는 “죄책감에 극단적 선택 시도를 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 이유라면 차라리 죽을 각오로 끊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시에는 마약으로도 처음의 만족감·쾌락을 더는 느끼지 못하니, 허탈감과 무기력감이 컸다. 그게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4년이라는 시간은 마약이 그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리기에 충분했다. 94㎏이었던 몸무게는 절반 수준인 50㎏까지 빠졌다. 그사이 그는 대학 공부를 멈췄다. 친구들과 관계도 끊어졌다. 전과 때문에 그는 미래마저 걱정하게 됐다.
A씨는 “마약을 하면 마약과 성관계 외에 모든 것에 흥미를 잃게 된다”며 “누군가 나를 미행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고 헛것이 보이며 환청에 시달려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더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A씨는 두 달 전 마약을 끊기로 마음먹고 지난달 마약중독예방센터에 스스로 입소했다. A씨는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환청이 들리고 마약 욕구가 수십 번씩 찾아오고 있다”며 “너무나 힘들지만 마약 이전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토로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주변에도 청소년 때부터 마약을 시작한 이들이 많다”며 “많은 청소년이 마약에 손을 대고 있는데 그들에게 ‘마약의 시작은 인생의 끝’이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죽고 싶지 않다면 마약을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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