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정국에 여야 극한대치
尹대통령 “언론 보고 안다”고 선그었지만
“野주장 정당한지 국민 잘 아실거라 생각”
민주당은 긴급의총, 의원 비상대기 체제로
이재명 “권력을 초유의 압수수색에 소진”
태양광사업 비리 의혹,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이재명 불법 대선자금 의혹 등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국회 의사일정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차원의 ‘야당 탄압’이 본격화됐다며, 소속 의원을 총동원해 검찰 수사에 강경히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소속 의원들의 신속한 집결이 가능하도록 사실상 ‘비상대기 체제’를 가동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개인의 사법리스크를 막는 데에 민주당이 동원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검찰 수사와 국회 일정을 분리해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오전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이재명 대표 대선자금 수사와 민주당사 압수수색 등에 대해 “언론을 보고 안다”고 선을 그었지만 “야당이 여당이던 시절에 언론사를 며칠째 압수수색한 것을 생각해보면 그런(야당 탄압) 얘기가 정당한 건지 국민이 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20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전날 검찰의 당사 압수수색 시도를 ‘초유의 야당 탄압’으로 규정, 초강경 대응을 결의했다. 이날 진행될 국정감사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향후 검찰 수사에 따라 각 상임위에 즉각적으로 의원 집결 요청이 전달되도록 했다. 국회 일정에 상관없이 검찰 수사에 대응해 ‘의원 소집령’을 발동한다는 것이다. 막바지에 접어든 국감은 24일 10개 상임위원회 국감을 끝으로 사실상 일정이 종료되고 오는 25일 대통령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한 달가량의 ‘예산 국회’ 막이 오른다.
이재명 대표는 긴급의총에 참석해 “국민이 맡긴 권력을 야당 탄압의, 초유의 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소진하고 있다”며 “의원들이 힘을 합쳐서 (역사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업자들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있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근무지인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등의 강한 반발로 7시간여 만에 물러났다.
아울러 민주당은 최근 전 정권과 야당을 향한 동시다발적인 검찰 수사에 대해 국회의 국정감사권을 무력화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제1야당의 중앙당 압수수색이 시도됐고, 같은 날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서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 국감 당시에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이)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면서 어제 국감이 마비됐다”며 “헌법과 법률로 국회가 보유한 국정감사권을 무력화하는, 명백한 방해행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당사 압수수색 저지를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검찰의 법 집행을 민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하는 데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공무집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또 다른 범법행위이자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압수수색에 협조 안 하는 것에 대해 ‘결백하면 당당하게 문 열라’고 했다”면서 “지금 검찰이 벌이고 있는 정당한 법 집행은 문재인 정권 초기에 전방위적으로, 조직적으로 살벌하게 자행했던 그런 적폐청산과는 결이 다르다. 전대미문의 토지개발 사기 사건으로, 선량한 국민이 피해를 본 바로 그 사건과 대선자금의 흐름에 대해서 추적하는 수사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환·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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