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일본은 고작 0.2일인데 한국은 무려 38.1일”
한국에서 파업으로 발생한 근로손실일수가 일본의 190배 이상일 정도로 한국의 강도 높은 파업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기업이 파업으로 손해를 봐도 파업 주체인 노동자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국회서 추진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위헌 소지가 크고 파업을 더욱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0~2020년) 파업으로 인한 연평균 근로손실일수 분석 결과 한국은 38.1일로 일본(0.2일)에 비해 190.5배나 높았다. 미국(8.2일)보다는 4.6배, 독일(4.6일)보다는 8.3배 높은 수준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사업장 및 공공시설 점거, 봉쇄·물류방해, 고공농성, 폭행·재물손괴 등의 불법파업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발생한 택배노조, 화물연대 등에 의한 불법행위는 물류대란으로 이어져 소비자들과 자영업자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끼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국회에는 노조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이 발의돼 전경련은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은 헌법 제23조에서 명시된 재산권을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일부 노조법 개정안은 폭력·파괴행위에 대해서도 노조에 의해 계획되었다면 노조원에게 손해배상청구를 금지하고 있으며, 노조에 대해서는 피해 규모와 상관없이 손해배상액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에게 발생하는 재산상 손해를 보전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헌법상 재산권 행사를 금지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개정안은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 또는 금지하고 있어, 헌법 제27조로 보장하고 있는 재판받을 권리(재판청구권)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불법행위에 대한 면책 특권을 노조에게만 부여하는 것처럼 프랑스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법 개정이 추진되었으나, 피해자의 권리, 법적 평등 및 공적책임의 평등 면에서 헌법에 반한다고 위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노사 간 이견이 있으면 파업이 허용되기 때문에, 자동화 설비 및 신기술 도입, 임직원 인사, 순환배치, 공장 이전과 같은 경영권도 파업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조선업은 62.3%, 건설업은 47.3%로 다른 산업에 비해 하도급, 파견·용역 활용 비중이 높은데, 노조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업들의 하도급 활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해외 협력업체 활용, 생산시설 해외 이전 유인이 커질 뿐만 아니라, 나아가 관련 산업의 경쟁력마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당론 입법 추진중인 ‘7대 민생입법’에 대해 “자유민주의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맞지 않는 포퓰리즘 법안들이 대부분이라 참으로 안타깝다”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불법 쟁의행위 면책)은 한시가 급한 노동시장 개혁에 역행하는 ‘불법파업 조장법’이다”라고 비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