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월 서울 빌딩 거래량 1621건

‘역대급 호황’ 지난해의 절반 이하

매물 쌓여 가격 하락 전환 가능성

“고금리에 장사 없네”…빌딩시장 쌓이는 매물에 거래량 ‘뚝’ [부동산360]
서울 도심에 밀집해 있는 빌딩의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로 접어든 가운데 빌딩시장을 중심으로도 공포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역대급 호황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리 거래량은 급감했고 시장에는 매물이 쌓이고 있다. 매도자들의 적극적인 ‘방어전’으로 아직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상승 흐름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부담이 커진 데다 지난 2년간의 가격 급등으로 절대적인 가격 자체가 높아 연내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밸류맵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서울의 업무·상업시설 거래량은 162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509건) 대비 35.4% 줄어든 수치다. 작년 한 해 거래량(3895건)과 비교하면 2000건 이상 차이가 난다.

매매가격 상승세도 주춤하는 추세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거래된 서울 업무·상업시설의 3.3㎡당 단가(평단가)는 8688만원으로 파악됐다. 지난해(7636만원)에 대비 13.8% 오르는 데 그쳤다.

빌딩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만 떼고 보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의 업무·상업시설 거래량은 186건으로 2021년 한 해 거래량(451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동 기간과 비교하더라도 35.2% 줄었다. 평단가는 지난해 말 1억6001만원에서 올해 7월 말 1억6075만원으로 올랐지만 작년 한 해 29.1% 급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상승세다.

업계는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침체 속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 증가와 대내외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빌딩시장의 분위기도 악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그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만큼 돈줄이 막힌 여파가 크다는 것이다. 절대적인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임대수익률이 감소하면서 가격 고점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영향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개현장에선 매물이 적체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공실률이 증가하는 데다 대출금리까지 빠르게 오르면서 자금 사정이 여의찮은 건물주가 하나둘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1.87%로 1분기(1.99%) 대비 하락했다. 1년 전인 2021년 2분기(2.15%)와 비교하면 0.28%포인트 줄었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상승과 투자수요 감소에 따른 거래 위축으로 자산가치 상승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도 약세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까지는 대부분 매물이 시세 선에서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체결되지 않고 있어 가격을 낮춘 급매물을 중심으로만 손바뀜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거래량이 줄어든 반면 가격은 평단가를 기준으로 유지되거나 소폭 상승하는 추세라 시장이 침체 국면에 완전히 진입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그나마 7~8월까지는 덜했지만 최근 들어서 시장 공포감이 더욱 커지고 있어 급매물이 아니면 소진되지 않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에 장사 없네”…빌딩시장 쌓이는 매물에 거래량 ‘뚝’ [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