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개봉 다큐영화 로로 감독

예술영재교육원 출신 잇단 우승

집안에선 부모 헌신·희생 뒤따라

정부 지원이 세계무대 향한 발판

학교·가정·국가 ‘완벽한 세축의 합’

티에리 로로 감독
티에리 로로 감독
피아니스트 조성진, 소프라노 황수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등 8명의 한국인 음악가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K클래식 제너레이션’. [엣나인필름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 소프라노 황수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등 8명의 한국인 음악가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K클래식 제너레이션’. [엣나인필름 제공]

“지난 20년간 주요 음악 콩쿠르에서 한국인 700명이 결선에 올랐고, 110명이 우승을 차지했어요. 이 현상이 한국에선 당연한 일일지 몰라도 벨기에를 포함한 유럽인에겐 미스터리였어요.”

최근 한국을 찾은 티에리 로로 감독은 한국 클래식의 이러한 성과를 “세계적 인기의 K팝에 비유해 K클래식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벨기에 공영방송 RTBF의 클래식 음악 전문 프로듀서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티에리 로로는 한국 클래식에 대한 영화를 두 편째 선보이고 있다. 2012년 ‘한국 클래식의 수수께끼’에 이어 오는 31일 개봉을 앞둔 다큐멘터리 영화 ‘K클래식 제너레이션’이다. 영화에선 조성진(2015 쇼팽 콩쿠르 우승), 황수미(2014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우승), 임지영(2015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우승), 문지영(2015 부조니 콩쿠르 우승), 에스메 콰르텟(2018 영국 위그모어홀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 우승)의 이야기를 담았다. 로로 감독은 2019년 7월부터 12월까지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이들의 여정을 함께 했다.

1996년부터 벨기에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중계를 담당하고 있고, 12년간 무려 17번이나 방한해 ‘한국 클래식의 성장’을 지켜본 로로 감독은 유럽에선 찾지 못한 독특한 ‘K클래식 시스템’을 발견했다. 가정, 학교, 국가의 세 축이 완벽하게 합을 이룬 시스템으로, 로로 감독은 “영재 교육, 가족의 헌신, 정부 지원”의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몬트리올(피아노 김수연), 부조니(피아노 박재홍), 퀸 엘리자베스(첼로 최하영), 밴 클라이번(피아노 임윤찬) 등 최근 4대 경연에서 우승한 연주자들은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출신”이라며 “대학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한국의 영재 교육 시스템은 유럽에선 볼 수 없는 형태의 지원이다. 유럽의 경우 성공으로 가는 머나먼 길을 혼자 이뤄야 하는데, 한국에선 시스템 안에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생긴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하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은 재능 있는 아이들을 발굴해 무상으로 교육을 제공, ‘지속가능한 클래식’ 생태계를 가꿔왔다.

학교가 교육을 제공한다면, 집안에선 헌신과 희생이 따랐다.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수많은 경연에서 성취를 이루는 모든 과정은 부모의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로로 감독은 “한 명의 클래식 음악가가 탄생하는 과정은 가족 프로젝트와 같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교육과 가족의 헌신을 바탕으로 성장한 음악가는 정부의 지원을 통해 세계 무대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로로 감독은 “콩쿠르 이후에도 정부의 지원, 해외 소재 문화원들이 한국의 연주자를 알리는 무대를 마련해 유럽에서 한국 연주자를 보는 것이 익숙해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