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악재에 험로 예고
반도체 기업들 호실적에도 ‘빨간불’
3분기부터 영업이익률 하락 ‘먹구름’
공급망 교란·인플레이션에 비용 증가
하반기 금리인상 수요둔화 영향 우려
투자수준 재검토 등 대책 마련 사활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기업들이 하반기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둔화와 고물가 여파로 비용 증가 부담까지 이중고 늪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악재에 삼성전자 상반기 시설투자 규모가 3년 만에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은 급기야 공급조절 및 비용절감을 위해 투자 규모를 추가로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5.0%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5%, 전분기(1분기) 31.4%로 점차 수익성을 높여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는 2분기 역대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반도체 부문은 전사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며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률이 30.4%로 전년 동기인 26.1%보다 4.3%포인트 높았으며 전분기인 23.5%보다도 6.9%포인트 상승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13조81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선두인 TSMC도 최근 2분기 5341억4000만대만달러(약 23조원)의 매출로 역대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다. TSMC의 영업이익률도 작년 2분기 39.2%, 올 1분기 45.6%, 2분기 49.1%로 계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이같은 수익성 개선 행진은 3분기 들어 한 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미 기준금리는 2.25~2.50% 수준으로 상승해 한국 기준금리인 2.25%를 넘어서 ‘금리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올 상반기 전 세계적인 공급망 리스크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심화로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있었고 올 하반기는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전반적인 경기 둔화와 수요 위축이 우려됐다. PC와 노트북, 스마트폰 등의 IT기기 수요 감소는 반도체 업계의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요 둔화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3.35달러)보다 14.03% 하락한 평균 2.88달러를 기록했다. 트렌드포스는 D램 가격 하락세가 3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의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고정거래가격은 4.49달러로 지난달(4.67달러)보다 3.75% 내렸다.
보수적인 글로벌 반도체 수요 예측과 비용 증가로 각 기업들의 수익성 관련 지표들도 악화할 것이란 전망도 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0%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4분기 10~20%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TSMC 역시 지금보다 낮은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소폭 하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실적 악화가 현실화된 곳도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하나인 인텔의 경우 이번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20여 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인텔은 153억2100만달러(약 19조9500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22% 감소했으며 영엽이익은 적자전환해 7억달러(약 9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도 긴장감이 드러나고 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둬 축하하는 자리였어야 하는데, 하반기 시황과 내년 불확실성 때문에 어려운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도 했다. 각 사는 향후 경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며 하반기 투자 수준도 조정할 계획임을 밝혔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시설투자 규모는 20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인 23조3000억원보다 12.9% 줄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시설투자 규모가 줄어든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SK하이닉스도 상반기 8조8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출하량 등을 고려해 하반기 속도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재고 활용으로 공급을 유연화해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단기 설비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종원 사장도 “투자 수준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생산량과 설비투자, 자본지출 축소 등까지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