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왼쪽).[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전투기 사고로 순직한 고(故) 심정민 소령(29·공사 64기) 유족에게 보낸 자필 편지(우측). [뉴스1]
김건희 여사(왼쪽).[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전투기 사고로 순직한 고(故) 심정민 소령(29·공사 64기) 유족에게 보낸 자필 편지(우측). [뉴스1]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지난 1월 순직한 고(故) 심정민 소령(29·공사 64기)의 유족이 김건희 여사로부터 자필 편지를 받았다. 심 소령은 민가 쪽으로 전투기가 추락하지 않도록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느라 탈출 기회를 포기한 채 순국한 청년이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달 열린 심 소령 추모 행사에 참여했는데, 이때 유족이 보낸 감사 편지에 김 여사가 직접 답장을 보낸 것이다.

26일 오전 유족 측은 ‘고 심정민 소령 어머님과 아버님, 그리고 가족 여러분께’라고 적힌 A4 용지 두장 분량의 편지를 등기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편지는 김 여사가 지난 23일 자필로 적어 보낸 것이다.

편지에는 “심 소령은 ‘배우고 익혀서 몸과 마음을 조국과 하늘에 바친다’는 공군 사관학교 교훈을 온몸으로 실천한 영웅”이라며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숨겨진 영웅들을 정성껏 예우하고 남은 가족들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전투기 사고로 순직한 고(故) 심정민 소령(29·공사 64기) 유족에게 보낸 자필 편지. [뉴스1]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전투기 사고로 순직한 고(故) 심정민 소령(29·공사 64기) 유족에게 보낸 자필 편지. [뉴스1]

또 “그 찰나의 시간에 존경하는 부모님, 사랑하는 아내,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쳤을텐데,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자신의 생명을 던진 그 위대한 희생에 다시 한번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심 소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큰 관심을 갖고 성원하겠다”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 여사와 유족의 인연은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는 심 소령 추모 시집 발간회 겸 음악회에서 시작됐다. 김 여사가 비공식적으로 행사에 참여한 뒤 심 소령의 양친(兩親)은 편지에서 “영부인이신 김건희 여사님의 깜짝 방문으로 저희 가족과 그날 참석해주신 분들께 큰 기쁨의 선물을 주셨다”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편지를 보냈다.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심 소령은 지난 1월 11일 F-5E 전투기로 임무를 수행하던 중 기체 결함으로 추락해 순직했다. 그는 사고 당시 비상 탈출을 할 수 있었지만 인근 아파트, 대학 캠퍼스 등에 전투기가 추락할까 봐 마지막 순간까지 야산 쪽으로 전투기를 향하게 했다.

지난 1월 순직한 고(故) 심정민 소령(29·공사 64기)
지난 1월 순직한 고(故) 심정민 소령(29·공사 64기)

심 소령은 지난 1월 11일 당시 수원 기지에서 이륙한 뒤 F-5E 전투기로 임무를 수행하던 중 기체 결함으로 추락해 순직했다. 심 소령이 탑승했던 F-5E 전투기에는 신형 사출 좌석이 탑재돼 전투기 속도나 고도와 관계 없이 언제든 탈출이 가능했지만, 탈출을 알리기 위해 ‘이젝션’(ejection·탈출)을 두 번 외쳤던 심 소령은 전투기 진행 방향에 민가가 있는 것을 확인하자 마지막까지 비상 탈출 좌석 레버를 당기지 않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심 소령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이후 현충일에도 심 소령의 희생을 언급하는 등 심 소령의 희생을 기려왔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