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경찰국 신설 방침…정치권 ‘찬반 논쟁’ 가세

정부법 34조 5항 놓고 행안부 장관 ‘치안 사무’ 논쟁

野 “치안본부로의 회귀”…與 “그때와 달라…독립성↑”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주최 '경찰의 민주적 운영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경찰행정지원부서 신설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주최 '경찰의 민주적 운영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경찰행정지원부서 신설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전된 가운데, 여야는경찰국 신설의 법적 근거 유무와 경찰의 독립성 훼손 여부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찰 권력의 비대화를 견제하기 위한 조직이 필요하다며 시행령 개정으로 경찰국을 신설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찰국 신설을 위해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고, 경찰국 신설은 윤석열 정부가 경찰 장악 시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8월중 경찰국 신설을 공식화했다.

앞서 행안부는 경찰 조직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경찰국 신설 방침을 밝혔다. 지난 1991년 내무부(행안부 전신) 치안본부가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한 지 31년 만에 행안부 내 경찰 업무 조직이 생기는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경찰 권력이 확대되는 만큼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러한 행안부 방침에 정치권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지점은 정부조직법, 경찰청법 등에 규정된 행안부와 경찰의 관계, 행안부 장관 사무에 ‘치안’이 포함되는지 여부와 관련해 해석을 어떻게 할 것인지다.

특히, 정부조직법 제34조 5항 ‘치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으로 경찰청을 둔다’는 내용을 놓고 여당과 야당은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놨다. 정부여당 측은 치안 사무를 관장하는 경찰청이 행안부 장관 소속인 만큼, 궁극적으로 행안부 장관이 치안 사무를 관장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5항이 치안 사무를 경찰청 관장 업무로 한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지난 1990년 정부조직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관련 조항이 ‘치안 및 해양경찰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게 하기 위해 내무부 장관 소속 하에 경찰청을 둔다’였다는 점을 들어 치안 사무의 주체는 명백히 경찰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행안부 장관의 관장 사무에 치안이 없는데 치안 담당 조직을 행안부 산하에 설치할 수 있냐는 지적이다.

또, 경찰청 조직과 직무의 범위 등은 법률로 정하도록 하는 정부조직법 34조 6항을 근거로 삼아 경찰국 추진의 위법성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조직법 7조 1항은 ‘각 행정기관의 장은 소관사무를 통할하고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 4항은 ‘소속청에 대하여는 중요정책수립에 관해 그 청의 장을 직접 지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여당은 이를 근거로 경찰국 신설이 법률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경찰개혁네트워크 주최로 '행안부 경찰국 설치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경찰개혁네트워크 주최로 '행안부 경찰국 설치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경찰국 신설의 위법성을 떠나 신설 자체가 경찰의 독립성·중립성을 훼손하지는 않는지도 쟁점 사항이다.

여당은 과거 경찰이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직접적인 통제를 받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경찰국 신설로 독립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야당은 1990년 정부조직법 개정 당시 내무부 장관 소관 사무에서 치안이 삭제된 이유를 돌이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조직법 제정 당시부터 내무부 장관 사무로 규정됐던 치안이 1990년 법 개정과 함께 삭제된 건 1980년대 군사 독재 시절 경찰이 정권의 편에 서 시민들의 민주화 세력을 억압해왔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정치적 독립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졌다. 야당이 경찰국 신설을 ‘치안본부로의 회귀’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반면, 여당은 당시 치안본부는 내무부 하부조직이었고 치안본부의 인사·예산·조직 및 수사 지휘·감독권이 모두 내무부에 있었다며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