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여성 모친 살해’ 이석준 선고기일
1심 재판부, 보복살인 등 7개 혐의 모두 유죄 판단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 충분…신고·보복 목적 살해”
“범행, 잔혹하기 그지없어…사회에서 영원히 격리”
피해자 유족 측 “억울하고 분해…법이 너무 우스워”
검찰, 5월 이석준에 법정 최고형 사형 구형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신변보호를 받는 성폭력 피해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이석준(26)에게 1심 재판부가 보복 살인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1일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 이종채) 심리로 열린 1심 선고기일에서 재판부는 강간상해·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이용촬영·반포 등)·감금·개인정보보호법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살인 등)·살인미수·살인예비 등 7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석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죄 사실 모두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석준은 지난해 12월 10일 경찰의 신변보호 대상자였던 20대 여성 A씨의 서울 송파구 자택으로 찾아가 준비해온 흉기를 휘둘러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재판부는 재판 과정에서 이석준이 강간상해·보복살인·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 3개 혐의에 대해 부인한 것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전후 달라진 이석준의 태도를 구분해 비교적 객관적으로 진술했다”며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된다. 이석준이 피해자 측 신고와 수사기관 진술로 인해 보복 목적으로 A씨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보기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석준은 당시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 하던 피해자가 자신과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해를 입히고 욕구를 위해 피해자를 간음했다”며 “이후 살인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획한 점, 범행방법이 잔혹하기 그지없다. 어머니의 죽음을 목도한 유족들은 이 사건으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이석준은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사형은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것으로,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 등 그밖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피해자 유족 측은 이 같은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 아버지는 “정말 억울하고, 정말 분하다”며 “이 나라 법이 너무나 우습다. 왜 저희 같은 피해자가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고 사람 죽인 XXX는 세금으로 밥을 먹으며 죄의식 없이 죽기 살기로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같이 돈 없고 ‘백’ 없는 일반시민이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저 높이 계신 분들의 가족이 이런 사건을 당했다면 이런 판결이 나왔을지 정말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장에 있던 아이가 밖에 나오질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며 “제발 이 나라 법이 바뀌어 힘 없는 사람도 법의 보호를 받고, 저희 가족이 마음 편히 나가고 싶다” 강조했다. 또 “앞으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저는 이석준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이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시킬 수 있도록 제발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석준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이어 검찰은 신상정보 공개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 아동·청소년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 10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함께 요청했다.
당시 검찰은 이석준이 계획성을 가지고 보복 범죄를 저질렀다고 봤다. 검찰은 당시 재판에서 “A씨만을 살해할 목적이었다면 A씨가 귀가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범행을 해야 했다”며 이석준이 A씨 가족을 공격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검찰은 A씨와 이석준이 연인관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이석준의 소유욕과 지배욕으로 말미암아 벌어진 범죄로, A씨의 존엄성이 훼손됐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석준은 지난해 12월 5일 자신과 함께 지내던 A씨가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A씨의 얼굴을 때리며 죽일 것처럼 협박했다. 이어 A씨를 감금·성폭행하는 범행 등을 저질렀다. 다음날 A씨 측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이석준은 앙심을 품고 A씨를 보복 살인할 마음을 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이석준은 흥신소를 통해 50만원을 내고 A씨 주거지를 알아내 범행을 계획했다.
이어 이석준은 범행에 사용할 물품 등을 구입해 지난해 12월 10일 택배기사 행세를 하며 A씨 주거지로 침입해 그곳에 있던 A씨의 가족을 공격했고 A씨의 어머니는 사망했다.
앞서 경찰은 범행장소에서 인근 건물로 도주했던 이석준을 붙잡아 지난해 12월 17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석준에 대한 구속을 1회 연장한 뒤 지난해 12월 31일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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