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를 떼였는데 아는 변호사 추천해줄 수 있어?”

법조팀에 온 지 넉 달쯤 됐을 때 지인이 기자에게 했던 요청이다. 이제 막 법조인들을 만나기 시작했을 때였다. 누군가를 섣불리 추천해줄 자신도 없었다. 결국 검색해 알아보라는 수준의 답을 해줬다. 남의 일로만 느껴졌던 재판이 매일 전국에서 수천개가 열리는 가운데 주변에서도 갈등해결 수단으로 소송을 택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새삼 피부로 느꼈다. 한 달 후 헌법재판소는 법률 플랫폼 ‘로톡’을 둘러싼 판단을 냈다. 로톡은 변호사들로부터 광고비 명목으로 월정액을 받고 광고를 실어주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다. 광고 방식을 두고 ‘변호사가 아닌 자가 금품을 받고 알선·소개해준다’며 위법성 논란이 7년간 이어졌다. 검찰이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며 세 차례 불기소 처분을 했지만 대한변호사협회의 ‘로톡 불법’ 주장은 계속됐다. 헌재 판단이 갈등의 종지부가 되리라는 법조계 안팎의 기대가 컸다.

그러나 헌재 결론이 나오면서 갈등 양상이 더 복잡해졌다. 위헌심사 대상이 된 조항 12개 중 3개만 위헌이라는 판단이 나오면서 해석 법이 엇갈렸다. 변협은 ‘9개 조항은 합헌’이라며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 핵심 근거로 삼는 제5조 2항2호에 따라 징계도 이어갈 것이라며 갈등에 불을 지폈다. ‘광고 주체인 변호사 등 이외의 자가 자신의 성명, 기업명, 상호 등을 표시하거나 기타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변호사를 광고 홍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이다. 헌재는 ‘일부 위헌’ 결론을 내면서 이 조항의 적절성은 판단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변협은 헌재가 징계 정당성을 인정했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법조인 중 일부는 변협의 해석을 아전인수라고 평가한다. 헌재 결정문을 보면 로톡을 금지한 변협의 핵심 규정이 위헌이라고 봐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헌재는 단순히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장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양측을 직접 연결하는 행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변호사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로톡의 영업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해주기도 했다. 때문에 제5조 2항2호에 대해서도 “불법 브로커에게 협조한 변호사를 징계하는 조항이므로 로톡 회원에게 적용될 가능성이 없어 헌재가 위헌으로 판단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변협은 징계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어 논란도 쉽게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도 1차 징계 대상자 수위가 공개되지 않아 변호사 사이에서는 두려움도 크다. 그러나 정작 이용자 입장에서는 기득권과 플랫폼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보일 뿐이다. 이미 로톡 월평균 상담 건수는 2만건 수준에 달한다. 변협도 맞불 격으로 ‘나의 변호사’를 내놓으면서 의뢰인과 변호사의 적절한 매칭과 서비스 질적 경쟁의 장이 마련됐다. 이용자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만큼 질적 도약도 필요한 시기다. ‘당신의 권리를 지켜드립니다’라는 구호를 내건 변협도 플랫폼 운영에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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