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무임금으로 지적장애인 노동시킨 의혹
“변명하기 급급…반성 보이지 않아”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김광우 수습기자] 지적장애인의 노동력을 수십년간 착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승려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이 승려는 서울 노원구의 한 사찰에서 지적장애인을 30여 년간 부리며 노동력을 착취, 명의를 도용해 부동산 거래를 하는 등 혐의를 받는다.
8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병훈 부장판사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승려 최모(71) 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구속은 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의식주를 제공하고 수술비와 치아 임플란트 등을 제공한 사정이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지적장애인 피해자에게 금전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채 30여 년간 일을 시키는 것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장애를 이용해 악의적으로 금전을 착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씨 측 변호인이 피해자의 노후 대책을 위해 아파트를 증여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등기증을 갖고 있었고 5개월여 만에 이를 매각해 대금을 가져갔다”며 “증여 사실을 것도 알린 적 없다고 피해자가 진술한 점 등 변명하기 급급할 뿐 반성하는 태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기타 증거들에 의하면 각 공소 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2017년 한 장애인 단체에서 최씨가 30여 년 전 사찰에 들어와 행자 신분으로 지내던 A씨를 하루 평균 13시간 동안 강제로 일을 시키며 착취했다고 경찰에 고발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검찰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2008년부터 시행됨에 따라 2008년부터 행위만 공소사실에 포함해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20년 10월 12일 첫 공판에서 “피고인은 2008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피해자로 하여금 예불 기도, 마당 쓸기, 잔디 깎기를 시키고 1억2900만원에 상당하는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금전을 착취했다”고 공소사실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최씨에 대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문서위주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를 자백하고 있는 점, 피해자들을 가족이 돌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거할 수 있도록 받아줬고 뇌수술과 치아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적지 않은 돈을 부담한 점, 3회 벌금 이외에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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